지지율 1위를 달리는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문 전 대표는 온라인 영상을 통한 출마선언에서 “완전히 새로운 대한민국을 바라는 온 국민의 뜻을 모아 ‘정권 교체’의 첫발을 내딛는다”고 밝혔다. ‘정권 교체’를 대선 도전의 핵심 키워드로 제시한 것이다. 이에 맞서 안희정 충남지사는 지난 13일 출마 기자회견에서 “대연정을 통한 대개혁의 결과가 진정한 국민 대통합으로 이어지게 하겠다”고 주창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1월23일 출마선언에서 “‘이재명 정부’에선 박근혜와 이재용의 사면 같은 건 결코 없을 것”이라며 ‘공정한 사회’를 강조했다. 민주당 경선은 세 후보가 출마선언에서 밝힌 집권 비전을 놓고 치열한 토론과 검증을 하는 장이 되어야 한다.
세 명의 유력 후보가 자신의 비전과 메시지를 분명히 제시한 만큼, 선거인단은 이것을 후보 선택의 중요한 기준으로 삼는 게 바람직하다. 세 후보는 모두 ‘새로운 대한민국’을 말한다. 하지만 그 내용과 강조점에선 미묘하지만 중요한 차이를 드러낸다. 문재인 전 대표가 ‘정권 교체를 위한 가장 믿음직한 선택’임을 강조한다면, 안희정 충남지사는 ‘대연정을 통한 실질적인 대개혁’을 주창한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기득권 세력과 절대 타협하지 않을 사람’임을 밝히고 있다. 차기 정권의 가장 중요한 가치는 무엇이 되는 게 바람직할지, 그 선택은 이제 214만 국민 선거인단의 몫이다.
그러나 요즘 민주당의 경선 과정을 보면, 말초적인 네거티브와 조직 동원 논란 등이 점점 더 거세지는 것 같아 안타깝다. 특히 경선의 승부처라 할 수 있는 호남 투표를 앞두고 이런 추세가 심해지는 듯하다. 22일의 ‘현장투표’ 결과 유출을 놓고 격렬한 공방이 벌어지는 것이나, 일부 대학생의 유세 동원 의혹이 불거지는 것 등이 그런 사례일 것이다.
누구든지 자신의 기준에 따라 후보를 고르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지엽적 공방에 매몰되기보다, 각 후보가 내건 비전과 가치를 비교해서 선택을 하는 게 훨씬 의미 있는 일이라고 본다. 세 유력 후보와 각 후보의 캠프도 이런 점을 인식해서 선거인단 지지를 얻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게 국민 경선의 의미를 살리는 길일뿐더러, 유권자 마음을 파고드는 지름길이란 점을 마음에 새기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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