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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한겨레 사설] 유승민 후보 선출이 ‘합리적 보수’ 탄생의 발판 되길

등록 2017-03-28 18:39수정 2017-03-28 18:53

유승민 의원이 28일 62.9%의 높은 득표율로 바른정당의 대통령 후보로 공식 선출됐다. 유승민 후보는 네차례 진행된 국민정책평가단 투표에서 모두 승리하며 현안에 대한 깊은 인식을 보여줘 좋은 인상을 남겼다. 색깔론 제기 등 일부 실망스런 부분이 있었지만, 그래도 과거 보수정당 후보들에 비해선 진일보한 정책을 내세우며 ‘보수의 가치’를 재정립하려 애쓴 게 사실이다. 이런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볼 수 있다.

유 후보는 후보 수락 연설에서 ‘보수의 재건’을 다짐했다.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으로 보수진영이 사분오열되고 위상은 땅에 떨어진 상황에서, 시대 변화에 걸맞게 보수 가치를 재구성하고 다시 일으켜 세우는 건 한국 정치의 건강한 발전을 위해 긴요한 일이다. 바른정당이 새누리당(자유한국당의 전신)에서 떨어져 나올 때 많은 국민이 기대를 걸었던 이유도 그런 데 있을 것이다. 바른정당의 대선 후보로서 이제 유 후보는 ‘합리적 보수’의 재건 책임을 무겁게 졌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바른정당과 유 후보의 낮은 지지율로는 대선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기가 쉽지 않다. 창당 때 10%를 웃돌던 당 지지율은 반토막이 났고 지금은 자유한국당보다도 훨씬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자유한국당과 다른 길을 걷겠다면서도 실제 차별화된 노선과 정책을 보여주지 못한 게 주된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 문제나 선거연령을 18살로 낮추는 문제 등에서 오락가락하는 태도를 보인 것도 많은 이들을 실망시켰다. 진보와 결을 달리하면서도 많은 이들의 공감과 이해를 끌어낼 수 있는 비전과 정체성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유 후보와 바른정당의 정치적 미래는 험난할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런 점에서 유 후보가 자유한국당 후보와의 단일화를 강조하는 듯한 태도를 취하는 건 우려스럽다. 자유한국당은 국민 압도적 다수의 뜻을 거슬러 탄핵을 반대했고, 지금도 박근혜 전 대통령을 감싸는 데 급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아무리 세를 불리는 게 절박한 일이라 해도, 친박 인사들을 주축으로 한 세력과 다시 손을 잡으려는 건 아무런 명분이 없다.

국민과 지지자들은 바른정당이 새로운 보수의 모습을 보여주길 여전히 바라고 있다. ‘따뜻하고 깨끗한 보수’를 외치는 유 후보가 그 구심점이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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