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이 21일 참여정부의 2007년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표결 논란과 관련해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공격하는 자료를 공개했다. 지난해 10월 송 전 장관 회고록 출간을 계기로 불거졌던 논란이 선거를 보름 남짓 앞두고 재점화하는 양상이다. 주적 논란에 이어 대통령선거전이 소모적이고 과거 회귀적인 ‘북한 이슈’로 덮이는 건 매우 바람직하지 않다.
논란의 핵심은 2007년 11월 유엔의 북한인권결의안 채택 과정에서 한국이 찬성하느냐 기권하느냐 하는 논의를 둘러싼 해석 차이다. 송 전 장관이 제시한 문건은 11월20일 노무현 대통령이 건넸다는 것인데, 남한 정부가 결의안에 찬성할 경우 ‘위태로운 사태가 초래될 수 있다’고 북한이 경고하는 내용이다. 결국 북한 의사를 타진한 뒤 그날 우리 정부가 기권 방침을 결정했다는 주장이다. 문 후보는 “11월16일 기권 방침이 정해진 후 이를 북한에 통보했고 북으로부터 연락받은 내용을 정리한 것”이라며 “제2의 북풍으로 선거를 좌우하려는 비열한 색깔론”이라고 맞받아쳤다.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은 문건이 공개되자 문 후보를 겨냥해 “거짓말하는 분” “북한 정권의 눈치를 본다”고 비난했다.
송 전 장관이 공개한 자료는 그간 논란의 방향을 틀 정도로 결정적인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참여정부가 북한 입장을 확인했다는 정황증거 정도지 이를 토대로 기권 결정을 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 당시 청와대 참모들은 송 장관이 기권 방침에 반발하자 노 대통령이 이를 무마하려 북한 입장을 확인하는 절차를 거쳤다고 설명하고 있다. 선거를 앞둔 민감한 시기에 자료를 공개한 건 고위 공직을 지낸 사람의 처신으론 부적절하다.
대선 때마다 대북정책의 방향이 아닌, 진위 확인이 어려운 과거의 세부 사안을 놓고 논쟁을 벌이는 건 불행한 일이다. 2012년 대선 때의 북방한계선(NLL) 논란이 얼마나 정략적으로 끝났는지 국민은 기억하고 있다. 더욱이 참여정부 인사들끼리의 진위 논란은 창피한 일이다. 수구세력이 색깔론을 제기하고 안보장사를 할 빌미를 제공한다. 북핵 위기가 어느 때보다 위중한 상황이다. 논쟁을 하려면 지금의 북핵 위기와 한반도 정세를 어떻게 풀어나갈지를 놓고 싸우는 게 훨씬 건설적이고 중요하다. 10년 전의 일을 갖고 한없이 소모적인 논쟁을 벌이는 건 이제 끝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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