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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한겨레 사설] 성소수자 편견과 차별 부추기는 대선 후보들

등록 2017-04-26 18:19수정 2017-04-26 18:21

25일 주요 대통령후보들의 토론회에서 나온 동성애 관련 발언 파장이 크다. 팩트와 전제가 틀렸을 뿐 아니라 무엇보다 성소수자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차별을 부추길 수 있는 발언들이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외국이라면 혐오범죄로 기소당할 수준이다. 그는 “군대 내 동성애가 국방전력을 약화시킨다” “동성애 때문에 대한민국에 에이즈가 창궐하고 있다” 같은 발언을 쏟아냈다. ‘돼지 발정제’로 젠더의식의 바닥을 드러냈고 보수표 결집이 유일한 생존전략인 후보임은 알지만, 그래도 최소한 사실엔 입각해야 한다. 질병관리본부도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 감염은 성정체성에 관계없이, 감염인과 안전하지 않은 성관계를 할 때 전파된다”고 누리집에 써 놨다.

홍 후보의 ‘동성애에 반대하냐’는 질문에 “그렇게 생각한다”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대답은 또다른 의미에서 파문이 크다. 문 후보 쪽은 동성애를 이유로 차별하는 데 분명히 반대했고 동성혼 합법화에 반대 뜻을 밝힌 것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찬반을 묻는 것 자체가 잘못인 성적 지향 문제에 인권을 중시한다는 유력 후보가 거두절미하고 대답한 것은, “진보 쪽도 그렇지 않으냐”는 빌미를 주며 성소수자 낙인찍기 현상을 가속화할 우려가 크다. 동성혼 문제 또한 허용 국가가 늘어나는 추세에서 일도양단으로 언급할 문제는 아니다.

2007년 차별금지법이 보수 기독교계 반대로 무산된 뒤 2014년 서울시민인권헌장 폐기, 2015년 퀴어문화축제 논란을 거치며 성소수자 인권 문제는 계속 밀려났던 게 우리 현실이다. 최근엔 유엔의 폐지 권고를 받는 군형법 92조 6항이 살아나 군대 내 동성애자 색출이 벌어지고 있다. 후보들은 표가 안 된다고 언제까지 ‘나중에’라며 성소수자 문제를 미룰 텐가. 한국의 뒤처진 인권 수준을 드러낸 후보들 발언에 강력히 유감을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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