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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한겨레 사설] ‘협상의 문’ 연 미국, 우리도 북한과 대화 준비해야

등록 2017-04-27 19:38수정 2017-04-27 20:02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26일(현지시각) 백악관 서관 옆 아이젠하워 행정동 빌딩에서 열린 상원의원 대상 대북정책 설명회를 마친 뒤 걸어나오고 있다.  워싱턴/UPI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26일(현지시각) 백악관 서관 옆 아이젠하워 행정동 빌딩에서 열린 상원의원 대상 대북정책 설명회를 마친 뒤 걸어나오고 있다. 워싱턴/UPI 연합뉴스
북핵 위기를 포함한 한반도 상황이 기로에 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각) 백악관에서 상원의원 전원을 상대로 비공개 대북정책 설명회를 열었다. 뒤이어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댄 코츠 국가정보국(DNI) 국장 등 3부 장관이 합동성명을 발표해 “북한의 핵무기 추구는 긴급한 국가안보 위협이며, (미국) 외교정책의 최우선 순위”라고 밝혔다. 미 행정부와 의회가 대북정책 발표에 함께 나선 건 이례적인 일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새 대북정책 기조는 ‘최고의 압박과 관여’로 요약된다. 북핵 프로그램 해체를 목표로, 최대한 북한을 압박해 대화로 끌어내겠다는 것이다. 최근의 대북 군사적 압박도 이를 위한 수단이란 게 미 행정부의 설명이다. 성명에서 ‘평화로운 방식’을 강조하고, 대북 군사행동 가능성 시비를 불렀던 ‘모든 옵션’이라는 표현이 빠진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이에 따라 칼빈슨호의 한반도 해역 재진입과 북한의 핵공격 엄포 등으로 최고조에 달했던 군사적 대립 국면은 어느 순간 ‘대화 국면’으로 급격하게 바뀔 가능성이 커졌다. 이는 긍정적으로 볼 대목이 많다. 그러나 정권이양기에 있는 한국으로선 우려되는 점 또한 적지 않다.

‘대화’를 목표로 한다고는 하나 ‘압박’ 과정에서 군사적 긴장이 더 높아질 가능성을 부인할 수 없다. 또 미·중이 모처럼 한목소리를 내는 듯 보이지만, 미국과 전략적 이해관계를 달리하는 중국이 대북 압박에 어디까지 얼마나 동참할지도 미지수다. 그럼에도 미국이 군사행동을 일단 배제하고 ‘협상’ 카드를 빼든 이상, 지금의 위기 단계는 삽시간에 새로운 국면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이전에 비해 높아진 게 사실이다.

한반도 정세가 과거보다 훨씬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선 무엇보다 당사국인 우리 정부의 역할과 의지가 중요하다. 미국과 중국을 설득해 한반도의 긴장을 완화하도록 하고, 남북대화를 통해서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불러내는 조정자 구실을 해야 한다. 새 정부의 가장 시급한 과제가 바로 이것일 것이다.

그런데 2주 남은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의 과도정부와 미국 국방부가 기습적인 ‘사드 알박기’를 강행했다. 또한 곧바로 실전 운용에 들어가겠다고 밝힌 건 차기 정부의 선택지를 좁히는 처사로 비난받아 마땅하다. 해리 해리스 미 태평양사령관이 26일 하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실전 운용’ 방침을 밝힌 뒤에야 우리 국방부가 뒤늦게 이를 확인해준 것도 유감스럽기 짝이 없다.

이렇게 미국의 뒤만 따라가는 식으로는 설령 ‘협상 국면’이 열리더라도 한국 정부가 한반도 문제에서 나름의 주도적 역할을 하는 건 불가능할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 기조 발표를 계기로 우리도 북한과의 대화를 이끌어낼 구체적인 준비에 적극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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