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대선의 선거운동이 8일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22일간의 열띤 선거운동이 종료되면 투표 당일인 9일 유권자의 선택만 남는다. 대통령 탄핵으로 애초 일정보다 7개월여 앞당겨진 이번 대선은 여러 면에서 종전과 달랐다. 보수의 퇴조로 야야 대결 구도가 선거 초반 형성됐고, 북핵 위기로 안보 이슈가 상대적으로 높은 관심을 끌었다. 1100만명이 사전투표에 참여했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선거가 대세가 되는 등 ‘촛불 대선’에 걸맞게 참여 열기도 뜨거웠다.
이번 대선 선거운동의 백미는 유력 후보 5명이 참여한 텔레비전토론이었다. 여섯차례의 5자 티브이토론을 거치면서 후보들의 지지율 등락이 비교적 뚜렷했다. 대선 일정이 당겨진 탓에 충분한 시간을 두고 후보들을 지켜보지 못한 유권자들이 티브이토론을 통해 후보의 자질이나 리더십, 정책역량 등을 어렴풋이나마 검증할 수 있었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와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가 토론 점수를 후하게 받았고,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막말에 가까운 토론 행태였지만 오히려 보수층의 눈길을 끄는 데 성공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대체로 방어에 주력했고,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티브이토론에서 점수를 잃었다는 평이 많았다.
이번 선거운동 기간에는 과거처럼 수도 이전이나 경제민주화 같은 대형 정책 이슈는 없었지만, 북핵 대처와 사드 배치 등 안보 이슈를 두고 후보들의 공방이 이어졌다. 복지 재원 마련을 위한 증세, 일자리 확충, 교육 개혁 등도 주요 논점이었다. 국회가 과반 정당 없는 다당제 구도라는 점에서 선거 이후 협치 문제도 주요 의제로 떠올랐다. 문재인 후보는 국민의당과 정의당을 우선 연대 대상으로 지목했고, 안철수 후보는 ‘(친문)패권세력’과 친박 세력을 배제한 연정 구상을 밝혔다. 홍준표 후보는 보수 중심의 연정에 강조점을 두었다. 에스엔에스 선거전의 특성상 가짜뉴스와 네거티브 공방도 끊임없이 이어졌지만, 실시간 팩트체크 등을 통해 옥석도 제법 가려지는 편이었다.
유권자의 4분의 1은 이미 사전투표를 통해 한 표를 행사했고, 나머지 유권자들은 대선 당일이 되면 소중한 권리를 행사하게 된다. 각 후보들은 막판 유세를 통해 국민이 자신에게 한 표를 찍을 이유를 최대한 설득력 있게 제시해야 한다. 유권자들 역시 자신의 한 표가 갖는 엄중한 의미를 되새기며 마지막 선택의 시간에 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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