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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한겨레 사설] 빈곤 탓에 은퇴하고도 일하는 한국의 노인들

등록 2017-05-08 18:26수정 2017-05-09 22:18

우리나라의 노인 고용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8일 이 기구 자료를 보면, 2015년 기준 우리나라의 65살 이상 고용률은 30.6%로, 34개 회원국 중 아이슬란드에 이어 2위다. 특히 75살 이상은 17.9%로 가장 높았다. 회원국 평균인 4.8%의 4배 가까이 된다.

나이를 먹어도 건강과 능력을 잃지 않아 계속 일을 할 수 있다면 좋은 일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고령화 시대를 맞아 은퇴 뒤에도 오랜 기간 생활비가 필요한데 노후 준비는 부실해 생활전선에 내몰리는 경우가 많다. 노인 빈곤율이 이런 사정을 여실히 보여준다. 2015년 기준 우리나라의 65살 이상 노인 빈곤율은 49.6%로, 회원국 중 가장 높다. 노인 빈곤율은 중위소득(전체 가구 중 소득 기준으로 딱 중간에 해당하는 가구의 소득)의 50% 미만 소득으로 생계를 이어가는 노인 가구의 비율이다. 노인 가구의 절반이 빈곤 상태에 빠져 있다는 얘기다. 회원국 평균인 12.8%의 4배 수준이다.

‘기초연금 보장 연대’ 소속 노인들이 2016년 7월25일 서울 종로구 청운효자동주민센터 앞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기초연금 공약 파기를 비판하는 ‘도끼 상소’를 낭독한 뒤 절을 하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기초연금 보장 연대’ 소속 노인들이 2016년 7월25일 서울 종로구 청운효자동주민센터 앞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기초연금 공약 파기를 비판하는 ‘도끼 상소’를 낭독한 뒤 절을 하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어쩔 수 없이 일을 하다 보니 일자리의 질도 나쁘다. 서울연구원이 2015년 서울시의 65살 이상 일하는 노인 1천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평균 근로시간이 하루 12.9시간이고 월평균 임금은 122만8천원이었다. 시간당 임금으로 환산하면 5457원으로, 당시 최저임금(5580원)보다 낮았다. 또 일자리의 85%가 경비와 청소 등 단순 노무직이었다.

이번 대선에서 주요 후보들은 노인 공약을 많이 내놨다. 특히 5명 모두 시행 시기와 대상에서 차이는 있지만 기초연금을 월 20만원에서 30만원으로 올리겠다고 공약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65살 이상 모든 노인에게 월 20만원 지급’을 약속했다가 지키지 못했다. 새로 뽑히는 대통령은 박 전 대통령의 공약 파기를 반면교사로 삼아서 노인들의 기대를 절대 저버려선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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