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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한겨레 사설] ‘여야정 협의체’ 약속까지 깨버린 자유한국당

등록 2017-06-01 18:14

자유한국당이 이낙연 국무총리 임명동의안 처리를 거부한 데 이어 여·야·정 협의체 불참 방침을 선언했다. 자신들이 반대하는 총리 인준 절차를 진행했다며 정례 원내대표 회동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했고, 이낙연 총리의 취임 예방까지 거부했다. 총리 인준을 핑계로 협치를 거부한 것도 볼썽사나운 일이거니와 갓 취임한 총리가 인사하러 오는 것까지 막아서는 건 너무도 야박하고 옹졸한 모습이다.

우선, 총리 임명동의안 처리에 불참한 것부터 명분이 약했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자료 제출 미비와 의혹 해명 부족을 표결 불참 이유로 꼽았는데, 이보다 몇 배는 더한 의혹이 있었지만 눈 하나 깜짝 않고 고위 공직자 인준을 강행했던 자신들의 과거를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여야정 협의체를 거부한 건 협치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겠다는 속내가 아닌지 의심스럽다. 여야정 협의체는 5월19일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원내대표 회동에서 합의돼 실무 협의에 들어간 상태다. 정우택 원내대표도 “제1야당으로서 통 큰 협력을 해 나가겠다”며 협의체 구성에 협력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정 원내대표는 국회가 주체가 되는 새로운 협의체를 만들자고 역제안을 했는데, 대통령과 정부가 빠진 협의체가 무슨 의미가 있는지 알 수 없다. 대통령이 야당 대표와 얼굴을 맞대고 국정을 설명하겠다는데도 만나지 않겠다는 건 명분도 없고 국민 지지를 받기도 어렵다.

자유한국당은 정세균 국회의장이 본회의를 진행했다는 이유로 매주 월요일 열기로 한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도 불참하겠다고 했다. 여야가 한자리에서 만나는 게 필요없다는 태도다. 정치란 게 서로 타협하고 협력하는 것인데, 규정에 따라 총리 인준 절차를 진행했다고 만남 자체를 거부하겠다니 그게 말이 되는가.

정 원내대표는 취임 인사차 예방하겠다는 이 총리의 방문 요청도 “진정성 없는 언론 사진찍기용 회동에는 응할 수 없다”고 단칼에 거절했다. 제1야당이 정권 출범 초반에 정부를 상대로 공세를 펼치는 것은 과거에도 있었던 일이긴 하다. 지지율이 10% 안팎으로 곤두박질친 자유한국당의 곤궁한 처지를 이해 못할 바도 아니다. 하지만 새 정부 첫 국무총리의 취임 인사조차 거부한 건 최소한의 정치적 예의조차 저버린 행동이다. 초장부터 몽니에 가까운 행태를 보이는 자유한국당의 모습이 몹시 실망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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