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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한겨레 사설] 송영무 후보 월 3천만원 자문료, 국민 납득하겠나

등록 2017-06-28 20:09

송영무 국방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28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열렸다. 송 후보자는 1991년 만취 음주운전에 대해 “26년 전 젊은 시절 실수”라며 사과했다. 고액 자문료에 대해선 “미안한 마음 금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나 그 밖의 의혹에 대해선 부인하거나 해명했다.

국방장관으로 결격 사유가 될 수 있는 가장 큰 의혹은 법무법인 율촌으로부터 받은 월 3천만원, 총 9억9천만원 자문료다. 그는 2009년 1월부터 2011년 9월까지 율촌 상임고문으로 있었다. 당시 국방부 산하 국방과학연구소 정책위원이었다. 송 후보자는 연구소로부터 겸직 허가를 받기 위해 제출한 자료에 “약간의 활동비를 받는다”고 썼다. 그 ‘약간의 활동비’가 월 3천만원, 승용차 제공, 법인카드다. 첫 활동비 받고 송 후보자 자신도 “깜짝 놀랐다”고 했다. 율촌 근무는 주 2회, 14시간, 한 일은 ‘원천기술을 가진 방산 수출, 법률 제도 자문’이다. 송 후보자는 ‘활동비’가 얼마인지 안 뒤에도, 연구소에 금액을 이야기하지 않고, 양쪽에서 월급을 받았다.

송 후보자는 2013~15년에는 방산업체인 엘아이지(LIG)넥스원에서 근무했다. 인도네시아 잠수함 수출에 도움을 줬다 한다. 당시 잠수함 수출총액이 10억달러였고, 그때 자문료가 월 800만원이다.

이보다 4배가량 더 많은 자문료를 더 오랫동안 받은 율촌에선 도대체 무슨 도움을 얼마나 준 건가. 의구심이 이는 게 당연하다. 송 후보자는 ‘많은 금액’에 대해 죄송하다 했는데, ‘무슨 일을 했느냐’가 더 중요하다. 율촌은 방산업체인 에스티엑스(STX)엔진과 한진중공업의 소송 대리인이다. 송 후보자는 청문회에서 ‘자문료’라는 말만 계속했다. 자신이 율촌에 별 혜택을 주지 못한다는 걸 알면서도 그런 거액을 계속 받아도 괜찮다 생각했다면, 그건 또다른 문제다. 청문회에 앞서 한 언론에 그는 “서민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그런 세계가 있다”고 말했다. 국민들에게 ‘그런 세계’를 이해시키지 못한다면, 문재인 정부의 첫 국방장관으로선 곤란할 것 같다.

새 정부 첫 국방장관은 국방개혁이란 큰 숙제를 안고 있다. 그 처음이 방산비리 척결이다. 송 후보자는 개혁에 부담을 느껴 자신이 국방장관 되는 걸 불편해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생각한다 했다. 사실일 것이다. 다만 그런 말은 주변이 깔끔한 사람이 할 때 힘을 갖는다. 송 후보자가 문재인 정부의 부담이 되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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