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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한겨레 사설] 대화 노력에 찬물 끼얹는 북의 무모한 미사일 발사

등록 2017-07-04 18:20수정 2017-07-04 18:35

북한 조선중앙티브이(TV)는 4일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화성-14’ 시험발사 모습을 공개했다. 연합뉴스
북한 조선중앙티브이(TV)는 4일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화성-14’ 시험발사 모습을 공개했다. 연합뉴스
북한이 4일 오전 시험발사한 미사일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북한 국방과학원은 이번 대륙간탄도로켓 ‘화성-14’ 형의 정점고도는 2802㎞, 비행거리는 933㎞라고 했다. 반면, 미군 태평양사령부는 이번 미사일이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이며, 미국 본토에는 위협이 되지 않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대륙간탄도미사일의 사정거리가 대략 5500㎞ 이상이라는 점에서 미 태평양사령부의 판단이 크게 틀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북한이 미 본토를 겨냥한 미사일 개발을 꾸준히 지속하고 있음이 다시 한번 확인됨에 따라, 미국의 대북 대응은 더욱 긴장을 불러일으킬 게 분명하다.

북한은 ‘주권국가의 미사일 개발을 왜 다른 나라가 간섭하느냐’고 하겠지만, 북한의 목적이 무언지 분명히 아는데, 국제사회가 이를 가만히 두고만 볼 순 없는 노릇이다. 문재인 정부는 한-미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압박’ 국면을 ‘대화 병행’ 기조로 유도하는 등 북한에 대한 전향적 자세를 보이려 애쓰고 있다. 그런데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이런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격이다. 실로 안타깝다. 바깥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거나, 전혀 상관없다는 투다.

미사일 발사 직후, 당장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과 일본이 이것을 더 견뎌야 한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중국이 북한을 더 압박해 이 말도 안 되는 상황을 끝내야 한다”며 대북제재 강화를 촉구했다. 문 대통령도 이날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유엔 안보리 차원의 조치 및 국제사회의 단호한 대응이 이뤄지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이런 상황에선 문재인 정부도 국제사회에 북한에 대한 ‘대화’ 필요성을 설득하기가 점점 힘들어진다. 또 이번 정상회담에서 확인받은 ‘한반도 문제의 한국 주도’ 원칙까지 흔들릴 수 있다.

북한은 지금이라도 핵과 미사일이 북한을 보호한다는 잘못된 생각에서 벗어나 비핵화 결단을 내려야 할 것이다. 또한 문재인 정부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도 불구하고, 이번 독일 방문 및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애초 진행하려던 북한 문제에 대한 ‘대화 병행’ 기조 등 기존 입장이 흔들리지는 않도록 해야 한다. 때로는 인내하며 돌파구를 모색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문재인 정부가 당면한 대북정책의 숙명이다. 평창겨울올림픽 남북 단일팀 구성도, 대북 민간교류를 정치·군사적 상황과 분리한다는 원칙에 따라 미사일 발사와 관계없이 계속 추진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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