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오피니언 사설

[한겨레 사설] 안철수 전 대표, 어떻게 책임지겠다는 것인가

등록 2017-07-12 17:55수정 2017-07-12 18:11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12일 ‘문준용씨 채용 의혹 제보조작 사건’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했다. 안 전 대표의 사과는 이날 새벽 이준서 전 최고위원이 구속된 뒤 나왔다. 이 전 최고위원 구속으로 국민의당 윗선으로 수사가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책임론이 비등해지자 더는 입장 표명을 미루기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안 전 대표는 회견에서 “이번 사건에 대한 정치적, 도의적 책임은 전적으로 후보였던 제게 있다. 모든 짐은 제가 짊어지고 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모든 것을 내려놓고 반성과 성찰의 시간을 가지겠다. 제가 당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깊이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안 전 대표의 회견은 시기적으로 늦었을뿐더러 내용도 추상적이어서 국민을 납득시키기엔 역부족으로 보인다. 모든 책임을 자신이 짊어지겠다고 했지만 도대체 어떻게 책임을 지겠다는 건지 알 수가 없다. 당 대표와 국회의원 직을 이미 내려놓은 상태에서 안 전 대표가 정치적으로 책임질 방법은 사실상 찾기 어렵다. 그런 점에서 안 전 대표 발언은 사안의 중대성에 비추어 알맹이가 없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사건이 공개된 지 16일이 지난 시점에서 기자회견을 한다면, 적어도 정치적 책임의 구체적인 부분에 대한 고민의 결과를 밝혔어야 했다. 검찰 수사를 지켜보느라 회견이 늦어졌다고 하는데, 이 정도의 책임 표명은 사건 발생 초기에 우선적으로 했어야 할 일이다.

이준서 전 최고위원 구속 이후 국민의당 지도부의 태도를 보면, 안 전 대표의 사과가 이번 사태의 전환점이 될 수 있을지 회의적이다.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은 이 전 최고위원 구속을 “문재인 정부의 정치검찰 1호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라며 “이제는 취업 특혜 의혹을 밝히는 특별검사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사건 실체가 검찰에 의해 부풀려졌고 피해자인 문준용씨 의혹에 대한 특검을 해야 한다는 것인데, 기존의 적반하장식 태도에서 전혀 변화가 없다.

안철수 전 대표는 국민 마음에 와닿도록 정치적으로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국민의당이 ‘새 정치’에 걸맞은 모습을 보이면서 전면적인 쇄신과 방향 전환을 하도록 앞장서야 한다. 당이 지금처럼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면, 안 전 대표 사과는 공염불에 불과하다. 안 전 대표와 국민의당 지도부의 맹성과 결단을 촉구한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오피니언 많이 보는 기사

윤석열이 연 파시즘의 문, 어떻게 할 것인가? [신진욱의 시선] 1.

윤석열이 연 파시즘의 문, 어떻게 할 것인가? [신진욱의 시선]

“공부 많이 헌 것들이 도둑놈 되드라” [이광이 잡념잡상] 2.

“공부 많이 헌 것들이 도둑놈 되드라” [이광이 잡념잡상]

‘단전·단수 쪽지’는 이상민이 봤는데, 소방청장은 어떻게 알았나? 3.

‘단전·단수 쪽지’는 이상민이 봤는데, 소방청장은 어떻게 알았나?

극우 포퓰리즘이 몰려온다 [홍성수 칼럼] 4.

극우 포퓰리즘이 몰려온다 [홍성수 칼럼]

‘영혼의 눈’이 썩으면 뇌도 썩는다 5.

‘영혼의 눈’이 썩으면 뇌도 썩는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