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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한겨레 사설] ‘비리’ 냄새 짙은 결함투성이 ‘수리온’ 전력화 강행

등록 2017-07-16 18:02

어떻게 이런 황당한 일을 벌일 수 있을까? 방위산업 관련 감사 결과를 볼 때마다 국민이 느끼는 감정이 이럴 것이다. 16일 감사원이 발표한 ‘한국형 기동헬기(수리온) 비행 안전성 등 감사 결과’도 그렇다. 감사원은 수리온이 기체 설계 결함, 결빙 상황에서 나타나는 엔진 이상 등 많은 문제를 안고 있음에도, 방위사업청이 인증 기준의 부적정 적용 등을 통해 무리하게 전력화를 추진했다고 밝혔다.

2012년 6월 개발이 완료돼 그해 12월 처음으로 부대에 배치된 수리온은 그동안 큰 사고를 여러 번 냈다. 배치 뒤 2016년 1월까지 운행중 5차례나 전방 유리(윈드실드)가 파손되는 사고가 났다. 2015년 1월과 2월에는 비행중 엔진이 과속 뒤 정지하는 사고로 비상 착륙했다. 그해 12월에는 같은 결함으로 추락해 기체가 크게 부서졌다.

전방 유리 파손은 국방과학연구소와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헬기에 적용된 사례가 없는 재료를 채택하면서도 파손 가능성에 대한 검토를 소홀히 한 게 원인이었다. 추락 사고는 방위사업청이 결빙 환경에서 비행 안전성을 검증하지도 않은 채 무리하게 전력화를 추진한 탓이었다. 방위사업청은 2015년 10월부터 2016년 3월 사이 미국에서 실시한 체계결빙 성능시험에서 101개 항목 중 29개 항목이 기준에 미달했음에도, 한국항공의 후속조치 계획만 보고 납품을 재개하도록 방침을 정하고 관계기관의 동의를 유도하는 등 끝까지 전력화를 무리하게 추진했다.

감사원은 장명진 방위사업청장 등 3명을 배임 혐의로 검찰에 수사의뢰했다. 장 청장은 2014년 임명 때 박근혜 전 대통령의 대학 동창으로 주목받은 인물이다. 검찰은 임직원들의 연구개발비 횡령 혐의로 지난주 한국항공 본사를 압수수색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도대체 어떤 비리가 나라 살림을 좀먹고, 국방력을 훼손하는지 검찰이 속시원히 밝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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