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방송>(MBC) 구성원들이 19일치 <한겨레>에 ‘문화방송 정상화’ 의지를 천명하는 광고를 실었다. ‘김장겸·고영주 퇴진 비상행동’ 이름으로 실은 이 광고는 단순한 의견광고 이상의 의미가 있다. 두 면에 걸쳐 의견을 밝힌 것도 이례적이지만, 전국 문화방송 구성원 1859명이 모금에 참여해 광고를 실었다는 점은 더욱 의미심장하다. 언론노조 문화방송본부와 문화방송기자협회를 비롯한 문화방송 직능단체 43곳이 ‘비상행동’에 함께하고 있다는 사실은 “반드시 승리해 엠비시를 국민께 돌려드리겠다”라는 이들의 의지가 얼마나 광범위한 동의에 근거를 두고 있는지 알려준다.
문화방송은 이명박-박근혜 정권과 결탁한 반민주적·반언론적 경영진에 장악된 뒤로 처참하게 무너졌다. 부패한 권력과 한 팀이 되다시피 한 경영진은 보도를 사유화하고 저항하는 언론인들을 잔인하게 탄압했다. 김재철 사장 이후 지금까지 10명이 해고되고 110명이 중징계를 받았으며 157명이 ‘유배지’로 쫓겨났다. 최근 사내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95%가 김장겸 사장과 고영주 이사장의 사퇴를 요구한 것은 경영진에 대한 구성원들의 반감이 얼마나 깊은지 보여준다. 그런데도 경영진은 일말의 반성도 없이 탄압의 칼을 계속 휘두르고 있다. 또 다른 공영방송인 <한국방송>(KBS)의 사정도 다르지 않다. 구성원들의 퇴진 요구에 경영진은 버티기로 일관하고 있다.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는 19일 인사청문회에서 “비정상적인 언론을 정상적인 언론으로 바로잡겠다”고 밝히고 “부당하게 해직·징계·전보당한 언론인들의 복직과 명예회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공영방송이 처한 참담한 현실을 외면하지 않겠다는 각오를 드러낸 것으로 이해한다. 이 후보자는 방통위원장으로 임명될 경우 방송의 공영성 회복을 위한 인적 청산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 언론자유를 지키려다 쫓겨난 언론인들의 고통이 더 계속돼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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