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오피니언 사설

[한겨레 사설] 사드 추가 배치로 북한 ICBM 막을 수 있나

등록 2017-07-30 18:15

문재인 정부가 북한의 2차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에 강경 일변도의 군사 대응 카드를 꺼냈다. 연쇄적 군사 조처를 빠르게 쏟아냈고 전략폭격기 무력시위도 벌였다. 북한의 무모한 도발에 맞서 신속하고 강력하게 대응하는 게 당연하지만 긴장 수위를 마냥 끌어올리는 게 능사는 아닐 것이다.

우선, 정부가 미군기지 캠프 캐럴에 보관된 사드 발사대 4기를 경북 성주에 추가로 배치하기로 한 결정이 적절한지 의문이다. 하루 전만 해도 국방부가 10~15개월 걸리는 일반환경영향평가 계획을 밝혀 배치가 연기될 것으로 관측된 터라 더욱 갑작스러운 느낌이 든다. 이번 조처는 환경영향평가가 결국 사드 배치를 기정사실로 하는 요식행위로 끝나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키울 수 있다. 사드 배치의 절차적 정당성을 그토록 강조해오던 정부가 왜 이렇게 서둘러 사드 추가 배치를 결정했는지 고개를 갸웃하게 된다.

더구나 사드는 장거리용이 아니라 중단거리 미사일 요격용 무기체계다. 한국에 배치한 사드로 사거리 1만㎞에 이르는 북한 아이시비엠을 요격하는 건 애초부터 불가능하다. 또한, 정부는 사드와 미국의 ‘글로벌 엠디(MD·미사일방어)’ 체계가 무관하다고 줄곧 부인해왔는데 북의 아이시비엠 발사를 이유로 사드를 배치한다면 사드와 엠디의 연관성을 스스로 인정하는 셈이 될 것이다. 사드와 관련한 문재인 정부의 그간 논리와 태도에 비춰 이번 사드 추가 배치 결정은 너무나 성급하고 즉자적이란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강경책에 치우진 군사 대응은 한반도에 짙은 먹구름을 부르며 위기를 더욱 증폭시킬 가능성이 크다. 8월 말 연례 한·미연합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이 잡혀 있어 한반도 ‘위기지수’는 더욱 올라갈 전망이다. ‘강 대 강 대결’로 치닫게 되면 우발적, 국지적 충돌이 한순간에 전면전으로 번질 수 있다는 점을 정부는 한시도 잊지 말아야 한다.

일면적 강경 대응은 문 대통령이 야심차게 내놓은 ‘베를린 구상’ 등 새 정부의 한반도 평화 구상을 일거에 휴짓조각으로 만들고 한국 정부의 주도권을 원천봉쇄할 수 있다는 점을 정부는 아프게 받아들여야 한다. 총탄이 비 오듯 쏟아지는 전면전 와중에도 물밑에선 접촉도 하고 대화도 하는 법 아닌가. 정부는 단기적으로 강경책이 불가피하더라도 한반도 평화·안보를 위한 전략적, 장기적 관점에서 북한과 대화 노력을 포기해선 안 된다. 상황이 엄중할수록 여러 변수를 냉철하게 분석해 신중하게 대응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오피니언 많이 보는 기사

윤석열이 연 파시즘의 문, 어떻게 할 것인가? [신진욱의 시선] 1.

윤석열이 연 파시즘의 문, 어떻게 할 것인가? [신진욱의 시선]

“공부 많이 헌 것들이 도둑놈 되드라” [이광이 잡념잡상] 2.

“공부 많이 헌 것들이 도둑놈 되드라” [이광이 잡념잡상]

‘단전·단수 쪽지’는 이상민이 봤는데, 소방청장은 어떻게 알았나? 3.

‘단전·단수 쪽지’는 이상민이 봤는데, 소방청장은 어떻게 알았나?

극우 포퓰리즘이 몰려온다 [홍성수 칼럼] 4.

극우 포퓰리즘이 몰려온다 [홍성수 칼럼]

‘영혼의 눈’이 썩으면 뇌도 썩는다 5.

‘영혼의 눈’이 썩으면 뇌도 썩는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