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전문채널 <와이티엔>(YTN) 노사가 이명박 정부 시절 해직된 노종면·조승호·현덕수 기자 복직에 합의하고 이달 중으로 복직 절차를 마무리하기로 했다. 해직 이후 무려 3225일 만에 이루어진 뜻깊은 합의를 환영한다.
이번 합의로 복직의 길이 열린 해직기자들은 2008년 10월 이명박 대선후보 캠프 출신 ‘낙하산 사장’ 반대투쟁을 벌이다 집단으로 해고됐다. 해직자 6명 가운데 세 사람은 2014년 11월 대법원 판결로 복직이 결정됐지만, 다른 세 사람은 상고가 기각돼 9년 가까운 세월을 해직의 아픔 속에 살아야 했다. 지난 6월부터 와이티엔 노사가 벌인 긴 협상 끝에 이번에 ‘전원 복직’ 합의가 이뤄졌다. 해직자 복직 타결은 와이티엔이 이명박-박근혜 시대가 남긴 유산과 결별하기 시작했음을 보여주는 신호다. 이와 함께 와이티엔은 시대 변화에 걸맞게 경영진을 새로 구성하고, 방송다운 방송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도록 내부 혁신을 이루어내야 하는 더 큰 과제를 앞에 두고 있다.
와이티엔 기자들의 복직은 ‘언론적폐 청산’의 시작일 뿐이다. 와이티엔의 복직 결정은 다른 해직 언론인들의 복직으로 이어져야 한다. 2012년 김재철 사장 체제 아래서 ‘방송 정상화 파업’을 하다 해직된 <문화방송>(MBC)의 기자·피디 가운데 6명은 아직도 되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문화방송 경영진은 지난 5년 동안 온갖 소송을 남발하며 해직자들의 복직을 틀어막았다. 또 공영방송을 반민주적 정권의 홍보기관으로 전락시키고 경영진 전횡에 항의하는 내부 구성원들을 짓밟았다. 경영진의 구성원 탄압과 방송 사유화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해직 언론인 복직과 공영방송 정상화다. 이효성 신임 방송통신위원장은 후보자 시절 “해직 언론인들이 부당하게, 억울하게 해직된 것이라면 바로잡는 게 정상화”라며 해직자 복직을 ‘공영방송 정상화’의 주요 과제로 제시한 바 있다. 이 위원장은 4일 문화방송 해직자들을 면담하고 이어 암투병 중인 이용마 기자의 집을 방문하기도 했다. 경영진 퇴진을 요구하며 제작 거부에 나선 문화방송 <피디수첩> 제작진도 만났다. 공영방송을 정상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평가한다. 와이티엔 해직자들 복직에 이어 하루라도 빨리 문화방송 해직자들의 복직도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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