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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한겨레 사설] ‘외교가 우선’이라는 미군 수뇌부, 북한도 화답하길

등록 2017-08-22 18:03수정 2017-08-22 21:29

숀 게이니 미 육군94방공미사일 사령관(왼쪽부터), 새뮤얼 그리브스 미사일 방어청장, 존 하이튼 전략사령관, 해리 해리스 태평양사령관,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 김병주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이 22일 경기 평택시 주한미군 오산공군기지에서 합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평택/사진공동취재단
숀 게이니 미 육군94방공미사일 사령관(왼쪽부터), 새뮤얼 그리브스 미사일 방어청장, 존 하이튼 전략사령관, 해리 해리스 태평양사령관,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 김병주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이 22일 경기 평택시 주한미군 오산공군기지에서 합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평택/사진공동취재단
태평양사령관과 전략사령관, 미사일방어청장 등 미군의 핵심 수뇌부가 22일 오산 공군기지에서 합동 기자회견을 열었다. 유사시 한반도 안보에서 결정권을 가진 미군 수뇌부가 동시에 한국을 방문해 공동 기자회견을 연 건 이례적인 일이다.

존 하이튼 전략사령관은 이 회견에서 “북한의 도발을 억제할 수 있는 모든 전략자산을 한반도에 제공하겠다”고 밝히는 등 한목소리로 대한국 방어 공약을 재확인했다. 안보에 대한 한국인들의 불안을 불식하는 한편, 북한을 향한 경고 메시지이기도 하다.

그러나 해리 해리스 태평양사령관은 북한 문제에 대해 “외교적 해결 방안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우리는 군사력으로 외교력을 지원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해리스 사령관은 앞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만난 자리에서도 “외교가 주된 동력(main battery)이고, 국방 분야는 지원 역할”이라고 말했다. 북핵 문제는 ‘외교’와 ‘대화’로 풀어야 한다는 게 미국 정부의 기본 입장임을 미군 수뇌부가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미 여러 차례 ‘한반도에서 두 번 다시 전쟁은 안 된다’고 밝힌 문재인 대통령의 기조와도 일치하는 것이다. ‘전쟁 불사’를 외치는 듯한 국내의 일부 보수층이 주목해야 할 대목이다.

북한은 이날 북한군 판문점대표부 대변인 담화를 통해, 21일 시작한 한-미 연합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을 군사적 도발로 규정하고 “무자비한 보복과 가차없는 징벌”을 거론하며 또다시 위협했다. 미군 수뇌부 회견에 대해서도 “미제 침략군의 고위 우두머리들이 남조선에서 전쟁모의판을 벌려놓고” 있다고 비난했다. 북한 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는 괌 타격 영상을 내보내는 등 불필요한 선전 공세를 벌였다.

미국은 올해 을지프리덤가디언 연습에 참가 병력을 지난해보다 7500명 줄였다. 북-미 간 ‘말폭탄’ 대결 이후 조성된 유화 분위기를 살리려 애쓰는 점이 엿보인다. 미군 수뇌부의 기자회견도 북한에 대한 강력한 경고를 담고 있지만, 내용을 뜯어보면 ‘평화적 해결’이 우선임을 강조한다. 북한은 이런 상황을 아전인수 격으로 해석해서, 핵 위협과 긴장 고조로 더 큰 이득을 얻겠다는 식의 오판을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모처럼 희미하게 마련된 유화 분위기를 실질적 대화와 협상으로 이어갈 수 있도록 북한도 화답하길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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