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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한겨레 사설] 5·18 특별조사, 온전한 ‘진상 규명’ 계기 되길

등록 2017-08-23 17:58수정 2017-08-23 17:58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공군 전투기의 광주 출격 대기 여부와 전일빌딩을 향한 헬리콥터 기총사격 등 2건에 대해 국방부에 특별조사를 지시했다. 5·18과 관련해 대통령이 사건을 특정해 진상조사를 지시한 것은 처음이다. 최근 영화 <택시운전사> 등으로 5·18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진 상황에서 대통령 특별지시까지 나온 만큼, 온전한 진상 규명에 대한 기대가 어느 때보다 크다.

5·18 당시 전투기에 광주 출격 대기명령이 내려졌다는 내용은 최근 <제이티비시>(JTBC)가 전투기 조종사들의 증언을 토대로 보도했다. 시민군이 진압군을 밀어내고 도청을 장악하던 1980년 5월21~22일 경기 수원 제10전투비행단에 출격 대기명령이 내려졌고, 광주로 출격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는 게 증언 내용이다. 당시 지상 목표물을 공격하기 위한 공대지 폭탄으로 무장하라는 지시가 내려졌다고 한다. 신군부가 전투기로 시민군을 폭격하려는 준비까지 한 게 사실이라면 충격적이다. 입안 과정과 책임자 등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

전일빌딩 헬기 기총사격은 올해 초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흔적 조사를 통해 확인한 것이다. 계엄군이 공중에서 시민들에게 사격했다는 구체적 정황인 셈이다. 군 당국은 이전까지 “헬기 사격은 없었다”고 부인해왔다. 문 대통령은 대선 전인 지난 3월 이곳을 직접 둘러보기도 했다.

문 대통령의 특별지시는 그간 기회 있을 때마다 밝혀온 5·18 진상 규명 의지를 더욱 명확히 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5·18 37돌 기념사에서 “새 정부는 5·18 민주화운동의 진상을 규명하는 데 더욱 큰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영화 <택시운전사>를 본 뒤에는 “광주민주화운동이 늘 광주에 갇혀 있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제 국민 속으로 확산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대통령의 의지가 다시 한번 확인된 만큼 군 당국은 속도감 있게 진상 규명에 나서야 할 것이다.

특별조사를 계기로 더욱 폭넓고 근본적인 5·18 대책도 마련돼야 한다. 문 대통령 공약사항인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담는 문제를 비롯해 5·18 진상규명특별법과 5·18 역사왜곡처벌법 등의 제정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5·18이 우리 현대사에 제대로 자리매김하도록 모든 이들이 노력을 기울여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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