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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한겨레 사설] 대선패배 ‘성찰’ 없이 정치일선 복귀한 안철수 대표

등록 2017-08-27 18:03수정 2017-08-27 19:12

안철수 전 대통령후보가 27일 열린 국민의당 전당대회에서 새 대표로 선출됐다. 5·9대선에서 패배한 지 100여일 만의 정치 일선 복귀다. 대선 패배와 뒤이은 ‘제보조작 사건’으로 심각한 위기에 몰렸던 안 대표로선 정치적 재기의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제3당인 국민의당이 안철수 대표의 지휘 아래 국민 뜻을 최우선으로 받드는 정당으로 나가길 바란다.

대선에서 2위를 했던 홍준표 후보는 이미 자유한국당 대표로 정치 일선에 복귀했다. 대선 이후 넉달이 채 지나기 전에 득표 1, 2, 3위의 후보가 한 사람은 대통령으로, 다른 두 사람은 야당 대표로 정치를 함께 하는 초유의 일이 벌어진 셈이다. 과거엔 대선에서 지면 상당 기간 정치활동을 중단하고 새로운 도약을 모색했는데, 이젠 학교 회장 선거에 떨어진 것처럼 아무렇지 않은 일이 된 듯싶다. ‘대선 패배’에 담긴 국민의 뜻을 너무 가볍게 여기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게 한다.

안 대표가 다시 국민 지지를 얻으려면, 경선 승리의 기쁨에 앞서 대선 패배에 대한 겸허한 자기비판과 반성을 하는 게 꼭 필요하리라 본다. 정치의 목표가 단지 권력 쟁취가 아니라면, 지난 대선에서 한때 지지율 1위에 올랐던 자신이 왜 국민의 선택을 받지 못했는지 철저하고 뼈아픈 성찰을 해야 한다. 그런데 안 대표는 국민의당 대선평가위의 면담 요청을 여러 차례 거절했고, 결국 대선평가서는 후보였던 안 대표의 참여 없이 만들어졌다고 한다. 과거를 돌아보지 않고 앞으로 나가려는 모습에서 국민들이 회의적 시선을 거둘 수 없는 건 이런 이유에서다.

안 대표는 당선 직후 “결연한 심정으로 제2 창당의 길, 단단한 대안야당의 길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또 “단호하게 싸우는 선명한 야당이 되겠다”고 말했다. 야당이 정권의 잘못을 강하게 비판하는 건 당연하다. 하지만 정부·여당 비판만으로 국민의당 미래가 열리지는 않을 것이다. 대선의 참담한 패배는, 내용을 갖추지 못한 채 ‘대안 세력’이란 기치만으로는 국민 다수의 지지를 받을 수 없다는 걸 여실히 보여줬다. ‘정부 비판’이나 ‘극중(極中)주의’만으로 국민 신뢰를 받는 야당으로 우뚝 서긴 어렵다.

새 정부의 개혁과 ‘적폐 청산’에 협조할 건 협조하고, 잘못된 정책은 비판하면서 당명 그대로 국민 뜻을 무겁게 여기는 정당으로 이끌어가기를 바란다. 안 대표의 상징과 같은 ‘새 정치’에 대한 국민의 기대를 되살릴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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