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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한겨레 사설] KBS·MBC 경영진, 국민의 ‘퇴진 요구’ 들어야

등록 2017-09-10 17:44수정 2017-09-10 19:52

지난 8일 열린 ‘케이비에스(KBS)·엠비시(MBC) 정상화 촉구’ 행사에서 세월호 참사 유가족인 유경근 4·16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이 한 발언은 왜 공영방송 정상화가 시급한 일인지 다시 보여주었다. 유 위원장은 세월호 참사를 왜곡 보도한 공영방송을 질타하며 “내가 파업을 지지하는 건 언론 때문에 또다시 고통을 받고 싶지 않아서”라고 토로했다. 유 위원장은 언론인들에게 양심을 걸고 언론의 독립성을 따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고대영 <한국방송> 사장과 김장겸 <문화방송> 사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유 위원장의 말이 화제가 된 것은 자식을 잃고도 하소연할 곳을 찾지 못했던 아버지의 목소리로 ‘정권의 나팔수가 된 공영방송의 폐해’를 절실하게 전달했기 때문일 것이다.

전국언론노조 한국방송(KBS)본부와 문화방송(MBC)본부가 8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연 ‘방송독립 연대파업’ 출정식에서 참석자들이 고대영 한국방송 사장과 김장겸 문화방송 사장의 퇴진을 외치고 있다.
전국언론노조 한국방송(KBS)본부와 문화방송(MBC)본부가 8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연 ‘방송독립 연대파업’ 출정식에서 참석자들이 고대영 한국방송 사장과 김장겸 문화방송 사장의 퇴진을 외치고 있다.
한국방송과 문화방송의 동시 총파업이 일주일을 넘긴 가운데 일반 국민의 파업 지지 열기도 커지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의 최근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66.4%가 ‘한국방송과 문화방송 노조의 공영방송 정상화 요구’에 ‘공감한다’고 답했다. 지난달 <미디어오늘>이 조사한 여론조사에서도 응답자의 60.3%가 ‘한국방송과 문화방송 사장 사퇴’에 ‘찬성한다’고 답했다. 자유한국당이 공영방송 노조의 파업을 ‘정권 차원의 방송장악 기도’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국민의 절대다수는 이런 프레임을 거부하고 파업을 응원하고 있는 것이다.

언론학자들의 공영방송 파업 지지와 경영진 퇴진 요구 성명도 예사롭지 않다. 방송 총파업 돌입 직후 국내 3대 언론학회 소속 언론학자 467명은 한국방송·문화방송 사장과 이사장 등이 공영방송의 핵심 가치인 독립성과 공정성, 언론자유를 훼손해왔다며 즉시 물러나야 한다고 밝혔다. “방송의 자유와 독립을 막았던 사람들이 도리어 이 가치를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놓은 법체계를 악용해 자리를 지키려는 욕심을 버려야 한다”는 성명 구절은 평생 언론을 관찰하고 연구해온 학자들의 발언이기에 그만큼 무겁다.

두 방송사의 사장과 이사장은 내부 구성원들의 버림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공영방송의 진정한 주인인 국민에게 불신임을 당했다. 고대영·김장겸 사장을 비롯한 공영방송 경영진은 시민과 학계의 목소리를 더는 외면해선 안 된다. ‘퇴진 결단’을 미루면 미룰수록 방송 파행은 심해지고 경영진에 대한 국민 반감도 커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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