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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한겨레 사설] 합격자 95%가 ‘빽’, 충격적인 강원랜드 채용 비리

등록 2017-09-11 18:03수정 2017-09-11 19:38

강원랜드가 2012~13년 뽑은 신입사원 518명 중 493명이 채용 과정에서 ‘빽’을 동원했다는 <한겨레> 보도는 충격이 아닐 수 없다. 공공기관의 ‘채용 청탁’이 공공연한 비밀이기는 하지만, 합격자의 95%가 부정 청탁으로 취업을 했다니 눈을 의심하게 만든다. 이런 사실은 당시 사장인 최흥집씨가 물러난 뒤 2015년 실시한 내부감사에서 드러났다. 청탁자 가운데는 자유한국당 권성동 의원(강릉) 등 유력 인사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고 한다. 권 의원은 부인하고 있으나, 내부감사 과정에서 확보된 ‘청탁 명단’에 10명 이상의 합격자가 권 의원 쪽 청탁 대상자로 분류돼 있다.

강원도 정선군 사북읍에 위치한 강원랜드
강원도 정선군 사북읍에 위치한 강원랜드
강원랜드는 청탁을 받은 지원자를 채용하기 위해 점수 조작 등 불법행위를 서슴지 않았다. 한마디로 복마전이었던 셈이다. 강원랜드는 <한겨레> 보도가 나가자 11일 “상상할 수 없는 규모로 부정 선발이 이뤄진 것은 1960~70년대나 있을 법한 미개한 범죄”라며 대국민 사과를 했다.

청년 실업이 사상 최악인 지금, 수십만 취업 준비생들은 채용 비리를 접할 때마다 좌절감과 박탈감을 넘어 사회에 대한 배신과 분노를 느낄 것이다. 공공기관은 취업 준비생들에게 선망의 대상이다. 강원랜드만 하더라도 올해 평균 연봉이 7천만원을 넘는다. 가히 ‘신의 직장’이라 불릴 만하다. ‘흙수저’ 청년들은 밤잠을 거르며 입사 시험을 준비했지만 결국 ‘금수저’들의 들러리 노릇만 한 꼴이 됐다. 또 이런 자녀를 옆에서 지켜봐야 하는 부모의 심정은 오죽할까 싶다.

채용 비리는 ‘반사회적 범죄’다. 전국의 공공기관이 300개가 넘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강원랜드 사례는 빙산의 일각일 수 있다. 이 기회에 범정부 차원에서 공공기관 채용 실태를 전면적으로 조사할 필요가 있다. 비리가 드러나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벌에 처해야 한다. 청년들을 절망으로 몰아넣는 채용 비리를 뿌리 뽑지 않고는 우리 사회의 미래를 기약하기 어렵다.

▶ 관련 기사 : [단독] 강원랜드 합격자 518명 중 493명 ‘빽’ 있었다

▶ 관련 기사 : [단독] “권성동 쪽 채용 청탁 10여명” 강원랜드 문건으로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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