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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한겨레 사설] 자유한국당의 ‘막말’과 ‘생트집’은 어디까지인가

등록 2017-09-17 18:22수정 2017-09-17 18:57

자유한국당의 문재인 정부에 대한 막말과 생트집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 지난해 탄핵정국 이후 쪼그라든 존재감을 북핵 위기를 이용해 되살려보려는 의도겠지만, 그럴수록 무너지는 건 보수정당으로서의 자존감임을 알아야 한다.

15일 대구 중구 반월당네거리 동아백화점 쇼핑점 앞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문재인 정부를 비난하는 손팻말을 들고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15일 대구 중구 반월당네거리 동아백화점 쇼핑점 앞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문재인 정부를 비난하는 손팻말을 들고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15일 저녁 대구에서 열린 ‘문재인 정권 5천만 핵인질·공영방송장악 저지 대구·경북 국민보고대회’에서 이재만 자유한국당 최고위원은 “문재인 대통령이 적폐 대상이다. 탄핵감이다”라고 주장했다. 김문수 전 경기지사는 문 대통령이 최근 <시엔엔>(CNN) 인터뷰에서 전술핵 배치 반대 뜻을 밝힌 것을 비난하며 “제일 좋은 사람은 김정은이다. 김정은 기쁨조는 문재인”이라는 막말까지 퍼부었다. 그는 문 대통령뿐 아니라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과 김이수 전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전교조, 민주노총까지 “김정은 기쁨조”로 몰아붙였다.

<개그콘서트>의 ‘아무말 대잔치’ 코너도 이 정도 수준은 아니다. 웃자고 하는 코미디 프로와 달리, 제1야당의 이런 발언은 노골적이고 불순하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문 대통령에게 ‘김정은 기쁨조’ ‘탄핵’ 운운하는 건 최소한의 정치적 예의조차 내던진 행위일뿐더러 5·9 대선의 정당성마저 부정하는 것이다. 유엔이 국제사회에 요청한 대북 인도적 지원에 응하고 한반도 및 주변국을 핵 도미노로 몰아넣을 전술핵 재배치에 반대하는 걸 무조건 ‘북한이 좋아할 입장’이라 딱지 붙이는 것은 전형적인 ‘색깔론’일 뿐이다. 최근 박근혜 전 대통령과 친박 핵심 의원들에게 ‘탈당’을 권유한 게 결국 ‘쇼’에 불과하다는 의심을 짙게 한다.

자유한국당은 최근 한·미 두 나라 정부가 공식적으로 반대하는 전술핵 재배치를 설득하겠다고 미국에 소속 의원 6명을 파견했다. 이철우 특사단 단장은 16일 귀국하면서 “미 국무부 관계자들이 ‘현재 재배치엔 어려움이 많다’ ‘핵우산을 믿어라’ 같은 말을 했다. 당장 재배치를 결정하는 건 쉽지 않을 것 같다”고 솔직하게 토로했다.

그러면서도 말로는 우리 정부가 반대해 전술핵 재배치가 이뤄지지 않는다느니 또는 전술핵 재배치에 반대하니 종북 아니냐고 현 정부를 또 비난할 것이다. 국가안보를 철저하게 정략적으로 이용하는 정당이 바로 자유한국당이 아니라고 부인할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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