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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한겨레 사설] 안타까운 소방관 순직, 언제까지 눈물만 흘릴 건가

등록 2017-09-17 18:39수정 2017-09-18 10:16

화재를 진압하던 소방관들이 목숨을 잃은 참변이 또 발생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17일 새벽 강릉시 석란정 화재 현장에서 불을 끄던 경포119안전센터 이영욱(59) 소방위와 이호현(27) 소방사가 정자가 붕괴되면서 잔해에 매몰돼 순직했다. 이 소방위는 정년퇴직을 불과 1년 앞두고 있었고 이 소방사는 임용된 지 8개월밖에 안 돼 안타까움을 더한다. 경포119안전센터의 맏형인 이 소방위는 화재진압 경험이 많은 베테랑으로 새내기 소방관인 이 소방사와 늘 한 조를 이뤄 근무했다고 한다. 고인들은 이날도 화재 현장을 끝까지 지키다 참변을 당했다.

강릉시 석란정 화재 현장에서 소방관들이 불을 끄고 있다. 사진 강원도소방본부 제공
강릉시 석란정 화재 현장에서 소방관들이 불을 끄고 있다. 사진 강원도소방본부 제공
화재 등 각종 재난 현장에 투입된 소방관이 숨지거나 다치는 사례는 끊이지 않는다. 소방청에 따르면, 2008년부터 지금까지 10년 동안 순직한 소방관이 51명이나 된다. 또 현장에서 부상을 당한 소방관은 3천명이 넘는다.

소방관이 사고를 당할 때마다 인력을 늘리고 장비를 개선하는 등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는 여론이 들끓지만, 그때뿐이다. 지난해 말 현재 소방공무원 수는 4만4293명이다. 소방기본법은 소방서별로 최소한의 인력 배치 기준을 정해놨는데, 이 기준에 따르면 무려 1만9254명이 부족하다. 장비가 부족해 사비를 들여 방화복과 장갑을 사는 일도 있다. 있을 수 없는 일이 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7월 발의한 일명 ‘소방관 눈물 닦아주기 법’이 1년 넘게 국회에서 잠을 자고 있다. 이 법안은 소방관들의 오랜 염원인 국가직 전환을 담고 있다. 전체 소방공무원 중 단 1%만이 국가직이고, 나머지 99%는 지방자치단체에 소속된 지방직이다. 예산이 부족한 지자체는 인력과 장비 지원에 한계가 있어 소방관들의 안전이 위협받는다. 국민 안전을 책임지는 공무원 가운데 지방직은 소방관밖에 없다. 소방관들이 화재진압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기물을 파손하거나 긴급출동 중 교통사고를 냈을 때 민형사상 책임을 면제해주는 ‘소방법 개정안’도 지난해 윤관석 민주당 의원이 발의했는데, 역시 1년째 국회에 계류 중이다.

소방관은 늘 국민이 존경하는 직업 1위로 꼽힌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기꺼이 목숨을 걸기 때문이다. 국회는 이제라도 ‘소방관 지원법’ 통과에 발 벗고 나서야 한다.

▶ 관련 기사 : ‘끝까지 문화재 지키다…’ 강릉 소방관 2명 안타까운 순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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