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오피니언 사설

[한겨레 사설] 미국은 “북한과 대화채널 있다”는데 한국은 어떤가

등록 2017-10-01 17:03수정 2017-10-01 19:24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지난 30일 중국을 방문해 북핵 문제와 관련해 “북한과 2~3개 정도의 채널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기본 원칙은 평화적 해결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가장 당면한 행동은 사태를 진정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발언으로 당장 북-미 간 대결 구도가 대화 국면으로 바뀔 것 같지는 않지만, 차분히 북핵 해법을 모색할 수 있는 분위기가 마련될 수는 있어 보인다.

시진핑과 틸러슨(왼쪽)
시진핑과 틸러슨(왼쪽)
틸러슨 장관이 언급한 대북 창구는 기존 뉴욕 북-미 채널 등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이 발언 뒤 청와대나 미 국무부 쪽은 “북한이 진지한 대화에 아무런 관심을 표명해 오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틸러슨 장관 발언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의중을 얼마나 반영했는지도 미지수다. 하지만 이 발언은 북핵 해법을 모색하는 데 있어 제재와 압박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점을 잘 보여준다. 아무리 ‘강 대 강’으로 맞붙는 상황이라도 파국을 막기 위해선 막후 채널이 필요하며 협상을 통한 타결 가능성을 항시 염두에 두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정당 대표들이 지난 27일 청와대 회동 뒤 합의문에서 밝힌 대로 “한반도에서 전쟁은 결코 용납될 수 없다”는 점은 자명하다. 남과 북이 첨예하게 대치한 상황에서 전쟁을 막기 위해서는 대화가 불가피하다. 강력한 압박과 제재도 결국은 대화를 위한 것일 뿐이다. 문재인 정부가 지금 미국도 유지하고 있다는 북한과의 대화 채널을 어느 정도 실질적으로 유지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그간 보수 야당이나 보수 언론은 우리 당국자가 대화 필요성을 제기하면 비난하기 일쑤였다. 우리 정부가 대화를 이야기하면 순진하고, 미국이 그렇게 하면 전략적 고려라는 식의 발상은 사려깊지 못하다.

그간 최악으로 치닫던 한반도 상황은 트럼프 대통령의 11월 한·중·일 순방, 내년 2월 평창겨울올림픽 등을 계기로 조심스레 긴장 완화 국면으로 옮겨갈 수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트럼프 순방을 계기로 한-미, 미-중 간에 북핵 해법이 심도있게 모색될 수 있다. 문정인 통일외교안보특보는 최근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북한은 핵·미사일 활동을 중지하고 한·미는 군사훈련 축소 또는 중단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긴장 완화를 위해선 무엇보다 북한이 도발을 멈춰야 한다. 한반도 위기가 더 이상 고조되는 것은 누구에게도 이롭지 않다. 이제는 모든 관련 당사국들이 긴장 완화를 위해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오피니언 많이 보는 기사

윤석열이 연 파시즘의 문, 어떻게 할 것인가? [신진욱의 시선] 1.

윤석열이 연 파시즘의 문, 어떻게 할 것인가? [신진욱의 시선]

“공부 많이 헌 것들이 도둑놈 되드라” [이광이 잡념잡상] 2.

“공부 많이 헌 것들이 도둑놈 되드라” [이광이 잡념잡상]

‘단전·단수 쪽지’는 이상민이 봤는데, 소방청장은 어떻게 알았나? 3.

‘단전·단수 쪽지’는 이상민이 봤는데, 소방청장은 어떻게 알았나?

극우 포퓰리즘이 몰려온다 [홍성수 칼럼] 4.

극우 포퓰리즘이 몰려온다 [홍성수 칼럼]

‘영혼의 눈’이 썩으면 뇌도 썩는다 5.

‘영혼의 눈’이 썩으면 뇌도 썩는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