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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한겨레 사설] 미국의 전방위 ‘무역 공세’에 적극 맞대응해야

등록 2017-10-08 17:49수정 2017-10-08 18:54

지난 10월4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에 있는 미 무역대표부(USTR)에서 김현종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를 비롯한 양국 협상 대표단이 참석한 가운데 제2차 한미 에프티에이(FTA) 공동위원회 특별회기가 열리고 있다. 산업부 제공
지난 10월4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에 있는 미 무역대표부(USTR)에서 김현종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를 비롯한 양국 협상 대표단이 참석한 가운데 제2차 한미 에프티에이(FTA) 공동위원회 특별회기가 열리고 있다. 산업부 제공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개정협상 절차에 들어가게 됐다.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와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지난 4일(현지시각) 워싱턴에서 한-미 에프티에이 2차 공동위원회 특별회기를 열어 이렇게 합의했다.

애초 우리 정부는 한-미 에프티에이 현행 유지 방침을 정하고 8월 1차 공동위에서 협정의 경제적 효과를 먼저 분석하자고 제안했으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 에프티에이 폐기 준비 지시’ 등 미국의 강도 높은 공세에 사실상 굴복한 셈이다. 본격적인 개정 협상이 내년 초쯤으로 예상돼 준비 시간이 넉넉하지도 않다. 가장 긴장하는 분야는 미국으로부터 대표적인 무역불균형 산업으로 지목된 자동차와 철강업계다. 현대자동차는 올해 전체 수출의 3분의 1이 대미 수출인 만큼 적잖은 타격이 우려된다. 또 쇠고기 등 미국산 농축산물에 대한 관세 철폐 요구 등 농산물 분야의 추가 개방 압력도 거셀 게 분명하다.

에프티에이 개정협상 요구 외에도 미 국제무역위원회가 지난 4일 삼성·엘지전자 세탁기에 대해 자국 산업의 심각한 피해가 인정된다며 16년 만의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처) 발동을 예고하는 등 미국의 통상 압력은 전방위적이다. 그러나 무역 불균형의 원인을 관세 등 통상 불평등에서 찾는 건 억지다. 자동차는 지난해부터 한·미 두 나라 모두 무관세를 적용하고 있고, 철강은 세계무역기구(WTO)의 무관세 협정에 따라 에프티에이 발효 이전인 2004년부터 무관세를 적용받고 있다. 결국 가격을 포함한 경쟁력 차이를 더 큰 원인으로 봐야 하는 게 상식적이다.

경쟁업체인 월풀의 제소로 촉발된 삼성·엘지 세탁기에 대한 세이프가드 발동은 두 업체의 미국 공장 건설계획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미국의 통상 압력이 결과적으로 미국 소비자의 선택권과 일자리를 빼앗는 게 될 수 있다. 혹여나 트럼프 행정부가 북핵 위기를 활용해 통상 압력을 강화하는 것이라면, 참으로 치졸하다.

그동안 낙관적 전망과 수세로 일관했던 우리 정부는 에프티에이 개정 협상에 냉철하되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 지식재산권과 여행서비스 등 점점 불어나는 서비스 부문의 대미 적자와 투자자-국가소송제(ISD) 요구 등에선 오히려 공세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지키기’에만 급급하지 말고 적극적인 자세로 개정협상에 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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