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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한겨레 사설] 누가 ‘최순실 태블릿’ 음모론 부추기나

등록 2017-10-25 18:12수정 2017-10-25 23:13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이규철 대변인이 ‘최순실 태블릿피시’ 실물을 들어보이고 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이규철 대변인이 ‘최순실 태블릿피시’ 실물을 들어보이고 있다.

‘최순실 국정농단’의 실상을 생생히 드러낸 ‘최순실 태블릿피시(PC)’에 대한 황당하고 무분별한 의혹 제기가 1년 넘도록 그치지 않고 있다. 맹목적인 박근혜 추종자들뿐만이 아니다. 제1야당과 일부 보수언론까지 가세해 근거가 희박한 의혹을 무차별적으로 쏟아내며 음모론을 부추긴다. 명백한 사실에 눈감고, 보고 싶은 것만 보려는 편협하고 무책임한 태도다.

문제의 태블릿피시 소유자가 최순실이라는 점은 이를 뒷받침하는 증거가 너무 많아 의심의 여지가 별로 없다. 최씨가 움직인 동선과 태블릿피시의 위치이동 궤적이 정확히 일치하는데다 본인 사진도 여러 장 나왔다. 검찰은 포렌식 등 과학기술 분석에 더해 관련자 조사를 통해 최씨 소유임을 분명히 밝혔다. 법원 역시 재판에 제출된 태블릿피시의 증거능력을 인정했다. 김한수 전 청와대 행정관은 이 태블릿피시를 자신 명의로 개통했고 최순실이 사용했다고 법정에서 증언했다.

이밖에도 지엽적인 의혹이 끝없이 제기됐지만 근거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조선일보>는 칼럼에서 태블릿피시 파일 272개 가운데 <제이티비시>(JTBC)가 114개, 검찰이 42개를 만들었다고 주장했지만, 검찰은 “전원을 켰을 때 자동으로 업데이트가 진행되면서 만들어진 파일”이라고 반박했다. 박근혜 캠프에서 활동했던 신혜원씨는 느닷없이 문제의 태블릿피시가 자신의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신씨가 태블릿피시를 건네받았다고 지목한 전 청와대 행정관은 “신씨 태블릿은 최순실 것과 다르다”고 일축했다.

사정이 이런데도 자유한국당이 국회 국정감사장에서까지 태블릿피시와 관련한 터무니없는 의혹을 쏟아낸 것은 정략적이고 무책임하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특히 법사위원회의 서울고검 국감은 이 문제에 대부분의 시간을 허비해 국정농단이나 검찰개혁,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신설, 검·경 수사권 조정 등 핵심 사안들은 뒷전으로 밀려나야 했다.

정당이나 언론이 합리적 의심에 근거해 의혹을 제기할 수는 있다. 그러려면 최소한 누구나 고개를 끄덕일 만한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 의문의 여지가 없는데도 ‘묻지마 폭로’ 식으로 나가면서 ‘음모론 불쏘시개’ 역할을 하는 건 그 저의를 의심할 수밖에 없게 한다. 제1야당과 언론이 ‘가짜뉴스 생산기지’로 전락해서야 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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