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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한겨레 사설] 3분기 ‘깜짝 성장’, 경제 선순환과는 거리 멀다

등록 2017-10-26 18:22수정 2017-10-26 21:05

우리 경제가 3분기에 전기 대비 1.4%나 성장했다고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했다. 속보치라 나중에 나올 잠정치와 차이가 있을 수 있겠지만, 근래 보기 드물게 높은 수치임은 틀림없다. 분기 성장률로 7년 만의 최고치다. 그러나 수출과 정부지출 증가가 성장을 견인했고, 민간소비 증가는 여전히 부진을 면하지 못했다. 올해 우리 경제가 3% 성장을 달성한다고 해도, 구조적 취약점을 벗어나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것을 시사한다.

분기 경제성장률이 전기 대비 1.4%라는 것은 같은 속도로 4분기 동안 성장하면 연간 성장률이 5.7%나 된다는 뜻이다. 단순히 작년 3분기에 견줘도 3.6% 성장했다. 올해 들어 3분기까지 누적 국내총생산은 작년 같은 기간에 견줘 3.1% 늘어, 4분기에 크게 나빠지지만 않으면 올해 연간 성장률 3% 달성이 가능해 보인다. 우리나라 실질 국내총생산 성장률은 2012년 이래로 3%를 넘긴 게 2014년 단 한 차례(3.3%)뿐이다.

세계 경제 회복세가 우리 경제에 큰 힘이 되고 있다. 수출이 6.1%나 늘어나 성장률을 크게 끌어올렸다. 1.4% 성장률 가운데 순수출의 기여도가 0.9%포인트나 됐다.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해 집행함으로써 정부 소비가 전기 대비 2.3% 늘어난 것도 성장률을 0.4%포인트 끌어올렸다. 건설투자는 1.5% 늘어나, 성장에 해를 끼치지 않았다. 문제는 민간소비가 꿈쩍도 하지 않았다는 데 있다. 전기 대비 0.7%(전년 동기 대비 2.4%) 증가하는 데 그쳐 1% 성장한 2분기만도 못했다.

3분기 월평균 취업자 증가폭은 27만9천명으로 2분기의 36만7천명에서 크게 감소한 바 있다. 3분기에도 가계부채는 큰 폭으로 늘어났다. 가계소득이 늘고, 이를 기반으로 민간소비가 안정적으로 증가하여 경제 전반이 활기를 찾는 선순환과는 아직 한참 거리가 멀다.

정부는 가계소득을 늘려 경제의 선순환을 촉진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제도 개선으로 변화를 추구하는 정책은 통화정책이나 재정정책에 견줘 효과가 훨씬 늦게 나타난다. 게다가 정부가 출범한 지 아직 반년도 못 됐고, 상당수 정책이 집행 단계에도 들어서지 못했으니 조급하게 성과를 재촉해선 안 된다. 3분기 경제지표는 고용 활성화와 가계소득의 안정적 증가를 정책 핵심 목표로 삼아 장기간에 걸쳐 꾸준한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는 충고로 받아들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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