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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사설] 무책임하기 짝이 없는 홍준표 대표의 ‘전술핵 구걸’

등록 2017-10-26 18:49수정 2017-10-27 09:50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한겨레> 자료사진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한겨레> 자료사진
미국을 방문중인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25일(현지시각)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를 촉구했다. 미국외교협회(CFR) 연설에서 그는 미국이 전술핵 재배치를 않으면, ‘한국 스스로 핵무장할 수밖에 없지 않냐’고까지 말했다.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홍 대표에게 “(미국에) 위협을 가하는 것 같다. 핵무장이 진짜 목표냐”고 되물었다. 또 “한국이 계속 (전술핵을) 요구하면 오히려 한-미 동맹 균열이 생길 수 있다”며 다들 반대했다.

그럼에도 홍 대표는 워싱턴특파원 간담회에서 ‘(전술핵이 안 되면) 자체 핵무장 가능한 것 아니냐. 재처리만 하면 1년 내 수백개 탄두 생산도 하고, 핵기술도 있다. 북한처럼 핵실험 않고도 시뮬레이션으로 고폭실험할 수 있다. 상·하원, 국무부 정무차관, 미 중앙정보국(CIA) 가서 다 얘기했다’고 자랑스레 밝혔다. 미 정부·의회 인사들이 무슨 생각을 했을지 아찔하다.

전술핵 재배치는 명분도, 현실성도 없다. 북한 비핵화 요구의 명분이 사라질 뿐 아니라, 국제사회가 가만있을 리 없다. 자체 핵무장은 북한에 가해지는 국제사회의 제재를 우리가 직면하는 상황에 놓이게 할 수밖에 없다. 홍 대표는 ‘한반도에서 공포의 핵 균형’을 이유로 들었는데, 만에 하나 북한이 핵무기를 사용한다면 이는 북한 정권의 궤멸을 뜻한다. 또 남한 전술핵 재배치는 중국, 러시아 등을 자극해 동북아 정세를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위태롭게 할 게 분명하다. 그렇게 안정을 해치고 공멸을 불러올지 모를 ‘공포’를 추구하는 게 우리의 전략 목표가 될 수는 없다.

미국의 글로벌 핵방어 전략은 ‘핵우산’을 통한 것이다. 한국에만 ‘핵우산’ 외에 ‘전술핵 재배치’를 중첩해 보강한다 해서 핵 억제력이 더 올라가진 않는다.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이 맨 먼저 한 말이 ‘군사적 효용성’이었다. 북핵 위기가 높아지면서 미국의 핵 전략자산들이 한반도로 자주 출동하는데, 굳이 전술핵을 재배치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그런 미국에 찾아가서 ‘전술핵 배치 안 하면 핵무장할 수밖에 없다’고 ‘위협’하는 건, 아무리 야당이라지만 무책임하기 이를 데 없다.

홍 대표는 또 현 정부를 사실상 ‘친북좌파 세력’으로 규정하면서, “정부 간 협력이 불안하면, 양국 정당끼리 소통하는 새로운 한-미 협력 틀”을 갖자고 이야기했다. 도대체 미국에 왜 간 건지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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