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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한겨레 사설] 정규직 내세워 비정규직 내모는 한국지엠

등록 2017-11-01 17:52

한국지엠 창원공장에서 최근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일하던 자리에 정규직을 배치하는 계획이 추진되고 있다고 한다. 회사 쪽은 정규직 노조에 이에 대한 협의를 요청했는데, 실행될 경우 비정규직들이 대거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

회사 쪽은 현재 사내하청업체 소속 비정규직 노동자 100명이 근무하는 4개 공정을 정규직에게 ‘인소싱’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는 한국지엠의 사내하청이 불법파견이라며 이들의 정규직 지위를 인정한 지난해 6월 대법원 판결을 명백히 무시하는 처사다.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해 불법을 시정할 생각은커녕, ‘정규직-비정규직 갈등’까지 조장하는 회사 쪽 행태는 비판받아 마땅하다. 이 회사는 2013년에도 군산공장 사내하청 비정규직 노동자 1천명을 정규직으로 채웠다.

한국지엠의 물량 감소가 심각한 상황인 건 맞다. 군산공장의 경우 가동률이 20%로 떨어져 노동자들이 한달에 4~7일 일하는 정도라 한다. 상대적으로 낫다는 창원공장도 가동률이 70%다 보니 정규직들 또한 임금이 줄어든 상태다. 그렇다고 정규직들이 비정규직들을 일자리에서 몰아낼 순 없는 일이다. 이는 연대와 단결이라는 노조 원칙을 내팽개치는 일이자, 장기적으로 정규직들에게도 보탬이 되지 않는다. 지난 4월 기아차노조가 비정규직을 내쫓은 일은 두고두고 대기업 정규직 이기주의라는 비판을 받았다.

며칠 전 문성현 노사정위원회 위원장이 “비정규직 노동자가 노조 권력을 잡아야 한다”고 말한 것을 두고 논란이 일지만, 현재 대규모 사업장 노조들이 정규직 중심인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기업의 변화와 함께 정규직 또한 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 나누기, 이로 인한 일정 정도의 임금 삭감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일감 축소라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 지엠노조가 눈앞의 경제적 이익이 아니라 ‘일자리 나누기’를 통한 연대와 상생의 길을 선택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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