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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사설] 국정원 ‘수사권 폐지’, 정치공작 체질도 함께 바꿔야

등록 2017-11-29 17:59수정 2017-11-29 19:09

국가정보원이 29일 ‘대외안보정보원’으로 이름을 바꾸고 직무도 ‘국외’와 ‘북한’ 정보 수집에 한정하는 내용의 법 개정안을 내놓았다. 인권침해 논란을 빚어온 대공수사권을 폐지하고 정치 개입과 불법 사찰의 여지를 없애기 위해 국내 보안정보 수집 권한까지 포기한 것은 평가할 만하다. 그동안 여러 차례 법 개정에도 불구하고 정치공작의 빌미를 제공해온 문제 조항을 대폭 손봤다는 점에서 역대 가장 진전된 개정안으로 보인다.

정보기관이 수사 기능까지 가질 경우의 부작용을 우려해 대다수 선진국의 정보기관들은 양자를 분리해왔다. 늦었지만 정보기관 본연의 역할로 돌아가기로 한 셈이니 다행스럽다. 국정원이 국내 보안정보 수집·배포 권한을 빌미로 정부부처는 물론 민간단체까지 출입하며 대국민 불법 사찰을 일삼아왔다는 점에서, 이 권한의 폐지는 당연한 결정이다.

다만 원장이 내부 직원에 대한 다른 기관의 수사를 사실상 중지시킬 수 있도록 한 조항을 신설한 것은 권한 축소 흐름과 역행한다. 댓글공작의 트라우마가 여전한 상태에서 ‘사이버 공격에 대한 정보 수집’ 업무가 추가된 것도, 오남용되지 않도록 철저한 대비가 필요해 보인다.

법 개정만으로 국정원의 정치공작 체질을 쉽사리 바꿀 수는 없을 것이다. 직전 국정원장들이 줄줄이 법정에 서게 된 사실이 증명하듯이 창설 이래 정치 관여를 당연시해오며 정치공작에서 조직의 존재 의미를 찾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대대적인 조직개편과 함께 성찰과 쇄신 작업이 따라야 한다. 이명박-박근혜 정권 기간에 국정원이 벌인 불법 정치공작에 대해,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하는 것은 물론 자체적으로도 대대적인 쇄신 작업을 벌일 필요가 있다.

정부는 법 개정 추진과 함께, 대공수사권을 이양받을 조직을 어떻게 정비할 것인지 등 후속 작업을 서두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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