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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한겨레 사설] 틸러슨 국무 ‘조건없는 대화’, 북한도 적극 호응하길

등록 2017-12-13 17:57수정 2017-12-13 19:02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12일(현지시각) 워싱턴에서 애틀랜틱 카운슬과 국제교류재단이 공동주최한 ‘환태평양 시대의 한-미 파트너십 재구상’ 토론회 기조연설에서 ‘조건없는 북-미 대화’가 가능하다는 것을 포함한 대북 구상을 밝히고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12일(현지시각) 워싱턴에서 애틀랜틱 카운슬과 국제교류재단이 공동주최한 ‘환태평양 시대의 한-미 파트너십 재구상’ 토론회 기조연설에서 ‘조건없는 북-미 대화’가 가능하다는 것을 포함한 대북 구상을 밝히고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부 장관이 12일(현지시각) “전제조건 없이 북한과 첫 만남을 하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대화’ 전제로 ‘핵 포기’를 내걸었던 것에 비춰보면, 커다란 변화다. 틸러슨 장관은 “(북한이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포기해야만 대화할 수 있다고 하는 건 비현실적”이라고도 했다.

미 외교 전문매체 <포린 폴리시>가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래 평양을 향한 가장 분명한 외교적 접근 중 하나”라고 하는 등 많은 외신들이 틸러슨 장관의 말에 긍정적 평가를 내리고 있다. 이번 발언은 지난달 29일 북한이 미 동부 해안까지 닿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형을 발사하고 ‘국가 핵무력 완성’을 선언한 뒤, 제프리 펠트먼 유엔 사무차장 방북을 받아들이는 등 대화 국면 조성을 꾀하는 듯한 와중에 나왔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된다.

틸러슨 장관의 ‘전제조건 없는 대화’ 제안은 지극히 당연한 말이다. 오히려 너무 늦었다. 지금까지 미국은 북한이 핵·미사일 실험을 할 때마다 ‘대화’ 문턱을 높여왔다. ‘대화를 위한 대화는 없다’고도 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들어 더욱 심해졌다. 핵·미사일 실험에 따른 미국 내 여론 악화 등 국내 정치적 요인도 상당히 작용했다. 하지만 ‘대화를 위한 대화’라도 하는 게 사태 악화를 방치하는 것보다는 낫다. 일단 만나야 ‘비핵화’를 향한 작은 물꼬라도 틀 여지가 생긴다. 비록 아무런 성과를 얻지 못하더라도 ‘첫 대화’가 ‘두번째 대화’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대화 성과’에만 집착하다가 지금까지 얻은 게 무엇인지 냉정히 되돌아볼 때다.

그래서 틸러슨 장관의 ‘전제조건 없는 첫 대화’ 제안은 뜻깊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과 얼마나 사전 조율을 거친 발언인지가 아직 명확하지 않다. 9월에도 틸러슨 장관은 “북한과 2~3개 (대화) 채널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지만, 그 직후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를 통해 “‘리틀 로켓맨’(김정은)과 협상을 시도하느라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며 대화론 자체를 일축한 적이 있다. 이번에도 백악관은 틸러슨 발언에 대해 “북한에 대한 대통령 입장은 바뀌지 않았다”는 모호한 답변만 했다.

청와대도 신중한 태도를 보인다. 하지만 당장 14일 한-중 정상회담에서 틸러슨 발언이 다뤄질 수 있다. 한국 정부가 오히려 적극적으로 틸러슨 발언을 지지하고 ‘대화’로 미국 정부를 견인하는 자세를 취해야 할 때다. 또한, 북한이 이번 제안에 적극 호응하기를 강력히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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