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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한겨레 사설] 한·중 정상의 ‘한반도 평화 4원칙’, 실천이 중요하다

등록 2017-12-14 22:47수정 2017-12-14 22:49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4일 오후 베이징 인민대회당 서대청에서 악수하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4일 오후 베이징 인민대회당 서대청에서 악수하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4일 베이징에서 정상회담을 열고,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확보하기 위한 4가지 원칙에 합의했다. 두 정상이 합의한 4대 원칙은 △한반도 전쟁 불용 △한반도 비핵화 원칙 확고히 견지 △북한 비핵화 등 모든 문제를 대화와 협상을 통해 평화적 해결 △남북한 관계 개선이 한반도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된다는 것 등이다.

한반도 긴장이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에서 한반도 평화·안정을 위한 4대 원칙 합의는 뜻깊은 일이다. 두 정상의 합의 내용은 지극히 당연한 것일 뿐 아니라, 한·중 양국의 국익이 온전히 일치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최근 북한의 연이은 핵·미사일 시험발사로 인해 ‘군사적 옵션’ 가능성이 거론되는 등 한반도 문제가 극도로 위태로운 상황에서 나온 이번 한·중 정상의 합의는 ‘한반도 문제의 평화적 해결’이라는 절대원칙을 국제사회에 다시 한번 각인시키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북한을 향해서도 ‘한반도 비핵화’ 원칙을 분명히 하고, 남북관계 개선을 촉구하는 측면도 있다.

그동안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 갈등으로 극도로 악화됐던 한-중 관계가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회복되는 조짐을 보이게 된 것도 고무적이다. 양국 간에 ‘사드’와 관련한 이견은 여전히 존재한다. 하지만 시 주석은 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지금 모두가 아는 이유로 중-한 관계는 후퇴를 경험했다”는 정도로 에둘러 말했을 뿐, ‘사드’나 ‘3불’(사드 추가배치 불가, 미국 미사일방어체제 불참, 한-미-일 군사동맹 불가) 등 한국 쪽을 자극할 수 있는 발언을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 문 대통령도 방중 첫날임에도, 노영민 주중대사를 난징대학살 추모 8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시키는 등 성의를 보여 이날 시 주석으로부터 감사 인사를 받기도 했다. 양국 정상의 이처럼 서로 배려하고 인내하는 모습은 관계 회복의 첫걸음이 될 것으로 본다.

한·중 양국은 북핵 문제를 해소하고 한반도 긴장을 누그러뜨려 동북아 지역의 평화를 증진해야 하는 공통의 숙제를 안고 있다. 두 나라는 한반도 해법의 전략적 차이를 인정하되, 이번 정상회담에서의 합의처럼 ‘평화적 해결’이라는 공통 목표를 확대해 나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말 그대로 ‘구동존이’(서로 다른 점은 인정하면서 공동의 이익을 추구한다), ‘역지사지’(서로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한다)의 자세가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이를 위해선 사소한 문제들을 지나치게 침소봉대해 서로를 자극하는 일을 피하는 게 옳다.

올해는 한-중 수교 25주년이기도 하다. 이번 한-중 정상회담이 그간의 갈등을 치유하고, 새롭게 출발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아울러 문 대통령이 요청한 것처럼 내년 2월 평창올림픽에 시 주석이 방한해 우의를 다시 한번 다져나가는 모습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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