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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한겨레 사설] 또 세상 떠난 ‘위안부 할머니’와 한·일 정부의 과제

등록 2017-12-20 18:06수정 2017-12-20 19:02

“그녀는 알고 보면 농도 잘 던지고, 잘 웃고, 화도 잘 낸다.” 7년간의 위안부 생활, 그리고 일본 정부의 사죄를 요구한 재판. 지원모임과 함께 한 송신도 할머니의 10년의 시간을 기록한 다큐멘터리 <나의 마음은 지지 않았다>의 포스터.
“그녀는 알고 보면 농도 잘 던지고, 잘 웃고, 화도 잘 낸다.” 7년간의 위안부 생활, 그리고 일본 정부의 사죄를 요구한 재판. 지원모임과 함께 한 송신도 할머니의 10년의 시간을 기록한 다큐멘터리 <나의 마음은 지지 않았다>의 포스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로 일본에 거주하며 일본 정부를 상대로 사죄와 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했던 송신도 할머니가 며칠 전 세상을 떠났다. 16살 때 중국 위안소로 끌려가 7년간 지옥 같은 삶을 견뎌낸 할머니는 자신의 몸에 일본군이 새겨넣은 일본이름 문신을 지닌 채 살았다. 할머니는 위안부 강제동원에 대해 일본 법원에 소송을 제기해 10년간 법정투쟁을 벌였다. 비록 패소했지만, 할머니는 이 재판 과정을 기록한 다큐멘터리 영화 제목 <나의 마음은 지지 않았다>처럼 끝까지 당당하고 떳떳했다. 하지만 그토록 원했던 ‘일본 정부의 사과’는 끝내 듣지 못했다.

2015년 박근혜 정부와 아베 신조 정부의 한-일 위안부 합의는 송 할머니를 포함한 위안부 피해자들을 철저히 배제한 채 진행돼, 할머니들 가슴을 또 한번 멍들게 했다. 오는 27일 발표 예정인 ‘한-일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합의 검토 태스크포스(TF)’ 보고서에도 ‘피해자 중심 원칙’이 부족했다는 점을 지적할 것으로 전해진다.

위안부 합의는 한-일 관계마저 흔들거리게 했다. 위안부 합의 이후 지난 2년간 한·일 정상이 상대국을 방문한 적이 없다. 일본은 빚쟁이처럼 ‘합의했으니 지키라’는 말만 반복한다. 문재인 정부는 ‘위안부 합의’ 해결과 한-일 관계 정상화라는 두가지 숙제를 동시에 풀어야 한다. 지난 7월 독일에서 열린 문재인 정부의 첫 한-일 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정상 간 ‘셔틀 외교’(서로 상대국을 오가며 벌이는 외교회담) 복원에 합의했지만, 아직까지 실현되지 않고 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19일 처음 일본을 방문했다. ‘위안부 티에프’ 보고서가 연내 발표되며, 이는 “정부 정책과는 별개”라고 설명했다. 강 장관은 “외교적 예의”라 했다. 이런 한국 정부 노력에 일본도 성의를 보이길 바란다. 한-일 관계에서 과거사 문제는 일본 정부의 진정한 사과 없이는 ‘위안부 합의’ 문구처럼 ‘불가역적 해결’을 구하기 힘들다. 그렇다고, ‘위안부 문제’를 완전 해결할 때까지 모든 관계를 중단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한·일 두 나라 정부는 문제 해결을 위해 함께 머리를 맞대는 동시에, 셔틀 외교 복원 등 관계 정상화라는 수레바퀴를 동시에 굴려야 한다. 무엇보다 초점은 이제 서른두분밖에 남지 않은 할머니들의 눈물을 닦아드리는 것이다. 한·일 정부 모두 이를 위해 공동의 노력을 해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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