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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한겨레 사설] 청와대, ‘UAE 논란’ 더욱 책임 있게 해명해야

등록 2017-12-26 17:47수정 2017-12-26 19:50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의 아랍에미리트(UAE) 방문을 둘러싼 논란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온갖 설과 관측이 난무하며 의혹에 의혹이 꼬리를 물더니 26일엔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청와대 앞에서 국정조사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했다. 국민의당까지 청와대를 압박하고 나서면서 제1, 2 야당이 공조하는 모습이다. 청와대의 거듭된 해명에도 오히려 파문이 증폭되며 국정 주요 쟁점으로 떠오른 것이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6일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정유경 기자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6일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정유경 기자
물론 야당과 언론의 의혹 제기가 사실 관계를 잘못 파악한 오해에서 비롯했을 수도 있다. 이날 국회를 찾은 한병도 정무수석은 “관계 증진 목적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원전 차질 때문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서도 “사실에 입각하지 않은 이야기가 대부분”이라며 자제를 요청했다. 윤영찬 국민소통수석도 “원전 문제는 우리 국익과 직결되는 문제”라며 야당의 의혹 제기에 선을 그었다.

하지만 이번 파문은 청와대가 자초한 측면이 적지 않다. 방문 목적에 대한 설명이 자꾸 바뀌면서 스스로 설득력을 약화시켰다. 처음엔 레바논 주둔 장병 격려가 목적이라고 하더니 정보 교류, 왕세제의 요청, 박근혜 정부에서 소원해진 관계 개선 등으로 이유가 변하니 어리둥절할 수밖에 없다. 평범한 사람들도 ‘뭔가 말 못할 사정이 있거나 청와대가 진실을 감추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갖기에 이르렀다.

파문이 이렇게 커진 이상 청와대가 좀 더 책임 있게 수습할 필요가 있다. 한병도, 윤영찬 수석의 거듭된 해명도 국민이 선뜻 고개를 끄덕이기엔 여전히 미흡하다. 당사자인 임종석 실장이 직접 나서는 것도 검토해봄 직하다. 역대 어느 정부보다 소통을 앞세우는 문재인 정부 아닌가.

청와대는 외교 관례, 신의의 문제임을 들어 해명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항변한다. 민감한 외교 문제를 죄다 공개하라는 게 아니다. 야당에 비공개를 전제로 설명하는 방법도 있다. 여야가 비공개에 합의하고 국회 정보위에서 저간의 사정을 밝히는 것도 생각해볼 수 있다. 한병도 수석이 “국익 차원에서 진지하게 대화를 해보자면 못할 게 없다”며 야당 지도부와 비공개 대화에 나설 여지를 둔 것은 뒤늦게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다. 자유한국당도 ‘한 건 잡았다’는 식이 아니라 좀 더 신중하고 사려 있게 접근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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