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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한겨레 사설] 막 오른 한-미 FTA 협상, ‘폐기 불사’ 각오로 국익 지켜야

등록 2018-01-06 05:00수정 2018-01-09 09:14

그래픽 / 김승미
그래픽 / 김승미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1차 협상이 5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에서 열렸다. 양국이 공청회 개최와 국회 보고 등 사전 절차를 마치고 본격적인 협상에 착수한 것이다. 양국은 앞으로 3~4주 간격으로 서울과 워싱턴을 오가며 협상을 이어갈 예정이다.

정부는 미국이 무리한 요구를 고집할 경우 ‘협정 폐기’도 불사한다는 각오로 나서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걸핏하면 폐기 운운하며 위협을 해온 탓에 우리가 수세에 몰린 것처럼 비치고 있으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국내외 연구기관들의 분석을 보면, 만약 협정이 폐기되면 미국의 손해가 더 클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또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 확대는 협정 때문이 아니라 자국 산업의 경쟁력 저하 탓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은 협정 개정의 주된 목표로 무역 적자 축소를 들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대미 무역 흑자는 2016년부터 감소세로 돌아섰다. 특히 지난해에는 178억7천만달러로 2016년의 233억5천만달러에 비해 22.7%나 감소했다. 대미 수출은 3.2% 늘어나는 데 그친 반면, 수입이 17.2% 급증했기 때문이다. 우리 정부가 미국산 셰일가스와 액화천연가스(LNG)의 수입을 늘리는 등 무역 흑자 축소를 위해 노력한 결과다. 또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트럼프 대통령과 한 정상회담에서 수십억달러어치의 무기 구입도 약속했다. 미국의 공세를 막아내는 지렛대로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미국은 농축산물 시장의 추가 개방도 요구하고 있다. 우리 정부는 그동안 여러차례 “농업은 우리의 레드라인이다. 더 이상 양보는 없다”고 공언했다. 농업은 이미 2012년 협정 발효 이후 큰 타격을 받았다. 미국산 농축산물 수입이 급증해 지난 5년 동안 대미 무역 적자가 연평균 7억5천만달러 늘어났다. 특히 미국산 쇠고기 수입 증가로 국내 축산농가는 붕괴 위기에 몰렸다. 정부는 농축산물의 추가 개방을 막겠다는 약속을 지켜야 한다.

우리도 최소한 미국의 요구에 상응하는 만큼의 요구를 해 균형을 확보해야 한다. 협정의 대표적 독소조항으로 꼽히는 투자자-국가 분쟁해결제도(ISDS) 개선과 미국산 쇠고기의 세이프가드(긴급 수입제한 조처) 발동 기준 완화 등을 적극적으로 요구해야 한다.

거듭 강조하지만, 우리가 수세적일 하등의 이유가 없다. ‘상호 이익의 원칙’ 아래 당당한 자세로 국익을 지켜내야 할 것이다.

▶ 관련 기사 : “한-미 FTA 협정 폐기도 감수를”…협상 주도권 주문 봇물

▶ 관련 기사 : 되로 주고 말로 받은 ‘67억달러 적자’…미국 공세에 ‘농가 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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