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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한겨레 사설] ‘투기 위험성’ 극명하게 보여준 비트코인 폭락

등록 2018-02-02 17:23수정 2018-02-02 19:25

주요 암호화폐(가상통화) 가격이 2일, 전날보다 30% 안팎 떨어지며 또 폭락했다. 대표적 암호화폐인 비트코인은 장중 850만원까지 떨어져, 1월 초 2600만원에 육박하던 것에 견줘 3분의 1로 추락했다. 이더리움은 1월 최고가에 견줘 반토막이 나고, 리플은 5분의 1 가까이로 폭락했다. 일찍이 우려했던 이유없는 폭등에 이은 폭락이 현실로 나타난 것이다. 암호화폐는 가격 변동을 설명할 길이 없고, 가격 변동폭도 너무 커서 결코 합리적인 투자 대상이 될 수 없다는 게 이로써 더욱 분명해졌다.

한국 정부가 1월부터 거래실명제 도입 등으로 규제를 강화한 영향이 없지 않겠지만, 가격 하락은 우리나라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다. 수많은 암호화폐가 새로 시장에 나오는데 거래의 투명성은 떨어지고, 거래소 해킹 사건이 터지는 등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한 사건은 많았다. 일본의 거래소 코인체크는 지난달 26일 해킹당해 580억엔어치의 암호화폐를 도난당했다. 2014년 마운트곡스 해킹 사고보다 피해 규모가 더 컸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해 빗썸이 해킹을 당해 고객 개인정보와 계정 정보가 대거 유출된 바 있다.

세계 각국은 투자자들을 범죄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규제와 대응 조처에 나서고 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어라이즈뱅크가 지난해 11월과 지난달 암호화폐 공개(ICO)를 통해 모은 6억달러를 투자자들에게 돌려주도록 했다. 비자카드와 제휴했다는 등의 거짓말로 투자자들을 속였다는 이유에서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는 거래소 비트파이넥스와 가상화폐 업체 테더에 대한 조사에 들어갔다. 투자자들에게 다른 암호화폐를 ‘테더’ 코인으로 바꿔 투자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으로 시세를 조종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에 따라 시장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사안이다.

암호화폐는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해 주목받고 있지만, 쓸모가 입증되지 않은 채 투기적 거래의 대상이 돼 있다. 그 주변에서 각종 범죄가 횡행한다. 노벨상 수상자 로버트 실러 교수 등 투기와 거품 연구의 권위자들은 후유증을 경고하고, 세계 각국 정부는 거래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페이스북이 금융사기를 막겠다며 암호화폐 관련 광고를 금지했다. 거래 참여자들의 신중한 태도를 거듭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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