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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한겨레 사설] 자유한국당과 조선일보의 악의적 ‘개헌 색깔론’

등록 2018-02-02 17:50수정 2018-02-03 09:18

2일 경주에서 열린 ‘청년전진대회’에 참석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2일 경주에서 열린 ‘청년전진대회’에 참석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개헌안의 구체적 내용이 논의되자 자유한국당과 보수언론이 일제히 ‘색깔공세’를 펴고 나섰다. ‘사회주의 헌법’이라는 주홍글씨는 약과다. 사소한 실수를 꼬투리 잡아 ‘주사파 본색’, ‘사회주의 체제로 변경하려는 목적’이라고 단정하니 할 말을 잃게 된다.

민주당이 1일 개헌 의총 결과를 설명하며 헌법 4조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민주적 기본질서’라고 브리핑한 건 사실이다. 하지만 과정을 짚어보면 누가 봐도 실수임이 분명해 보인다. 대변인 착오였다고 공식 발표도 했다. 그런데도 <조선일보>는 “헌법서 자유 삭제”, “국가정체성을 손바닥 뒤집듯 바꿔” 등 자극적 제목으로 대서특필했다. 자유한국당은 무슨 ‘교시’라도 받들듯 이 문제를 트집 잡으며 벌떼처럼 공격을 퍼부었다.

설사 민주당이 그런 의견을 모았다손 치더라도 자유한국당에는 이를 단칼에 무력화시킬 힘이 있다. 개헌 저지 의석(100석)을 너끈히 확보했으니 자유한국당이 반대하면 그걸로 끝이다. 아무리 문재인 정부 지지율이 높아도 자유한국당이 고개를 저으면 헌법의 일점일획도 손대기 어렵다. 이를 모를 리 없는데도 한 건 잡았다는 식으로 호들갑 떠는 속내는 능히 짐작할 수 있다. 이념공세로 문재인 정부를 흠집 내면서 보수층을 결집하려는 뜻일 것이다. 나라의 근본인 개헌 문제까지 ‘색깔 딱지’를 붙여 정쟁 불쏘시개로 삼으려는 한심함이 혀를 차게 한다.

개헌은 정당 합의로 할 수밖에 없다. 의견이 다른 부분은 국회에서 토론해 자연스럽게 걸러내면 될 일이다. 그에 앞서 각 정당이 다양한 의견을 내는 것 자체를 터부시할 이유는 전혀 없다. 자유한국당도 2월 중 당론을 내겠다고 했으니 그 뒤에 얼마든지 토론할 기회가 있다. 자유한국당이 보수언론의 시대착오적 이념공세를 무분별하게 추종하는 한 결코 ‘새로운 보수’로 거듭날 수 없다는 걸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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