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정당 대표들이 7일 청와대에서 회동한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5일 참석하기로 하면서 문 대통령 취임 10개월 만에 처음으로 여야 5당 대표가 만나게 됐다. 북한 핵·미사일 문제가 중대 기로에 선 상황에서 이뤄지는 회동인 만큼 초당적 외교안보협력의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이번 회동은 여러가지로 의미있는 만남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대북 특사 자격으로 평양을 방문하고 돌아오는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7일 회동에 참석함으로써 여야 대표들이 방북 결과를 거의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대응 방향을 긴밀히 논의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동안 두 번이나 청와대 회동에 불참했던 홍준표 대표가 참석하기로 한 점도 긍정적이다. 홍 대표는 “사안의 엄중함을 고려해, 가서 들어보겠다”고 입장을 전했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은 이날도 “빈손으로 돌아올 것이 불 보듯 뻔한 특사단”(김성태 원내대표), “폭정을 일삼는 정권과 대화로 풀겠다는 착각”(김무성 의원)이라며 대북 특사 무용론을 거듭 주장했다. 상황의 엄중함을 고려해 당 대표가 회동 참석을 결정했는데도 여전히 특사 파견 자체를 트집잡는 태도는 옳지 않다. 방북 결과 등을 신중히 판단해 비판할 건 비판하면 될 일인데 벌써부터 어깃장만 놓고 있는 걸로 국민에겐 비친다.
외교안보 사안에서 야당이 정부여당과 똑같은 목소리를 낼 필요는 없다. 야당이 비판하고 대안을 제시하면 큰 틀에서 외교 성과를 내는 데 도움을 줄 수도 있다. 그런데 자유한국당의 최근 모습은 생산적 비판과는 거리가 멀다. 도로에서 북의 특사 일행을 막아서고, 대화의 중대 고비인 특사 파견 자체를 문제삼는 건 도를 넘는 행동이다. 자유한국당은 청와대 회동을 계기로 소모적이고 자해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생산적이고 비판적인 야당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오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