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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한겨레 사설] 북의 파격적인 대화 제안, 이젠 미국이 답할 때다

등록 2018-03-07 18:24수정 2018-03-07 19:30

북측 배웅받는 특사단 (서울=연합뉴스) 북한 조선중앙TV는 6일 오후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전날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특별사절대표단과 면담·만찬한 약 10분 분량의 영상을 공개했다. 사진은 만찬이 끝난 뒤 북측이 마련한 차량에 탑승한 특사단을 배웅하는 장면. 왼쪽부터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김여정 당 중앙위 제1부부장, 김정은 당 위원장, 김정은의 부인 리설주. 2018.3.6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nkphoto@yna.co.kr/2018-03-06 22:13:20/ <저작권자 ⓒ 1980-2018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북측 배웅받는 특사단 (서울=연합뉴스) 북한 조선중앙TV는 6일 오후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전날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특별사절대표단과 면담·만찬한 약 10분 분량의 영상을 공개했다. 사진은 만찬이 끝난 뒤 북측이 마련한 차량에 탑승한 특사단을 배웅하는 장면. 왼쪽부터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김여정 당 중앙위 제1부부장, 김정은 당 위원장, 김정은의 부인 리설주. 2018.3.6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nkphoto@yna.co.kr/2018-03-06 22:13:20/ <저작권자 ⓒ 1980-2018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북한이 대북 특사단에 밝힌 ‘비핵화 의지’는 파격적이라고 할 만큼 예상을 뛰어넘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특사단 앞에서 직접 ‘비핵화는 선대의 유훈이며, 선대의 유훈에 변함이 없다’고 밝히고, 대화 상대자로서 진지한 대우를 받고 싶다는 소회까지 드러냈다. 비핵화 의제를 대화의 전제조건으로 내걸어온 미국으로서는 북한의 이런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을 이유가 없다. 나아가 북한은 대화가 지속되는 동안엔 추가 핵·미사일 실험을 하지 않겠다고도 약속했다. 사실상 핵 개발 프로그램의 잠정 중단에 들어갔다고 할 수 있다. 이제는 미국이 북한의 뜻에 진지하고 적극적으로 답할 차례다.

특사단은 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방북 결과를 설명하기 위해 미국을 방문한다. 앞서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은 “미국에 전달할 북한의 입장을 별도로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김정은 위원장의 특별메시지 내용이 무엇인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제까지 밝힌 것에서 한발 더 나아간 제안이 들어 있을 것으로 추측해볼 수 있다. 추가 메시지가 있다는 사실에서도 북한이 북-미 대화에 거는 기대가 확인된다.

그러나 북한 매체들이 특사단이 방북 결과를 발표한 뒤에도 김정은 위원장의 ‘비핵화 언급’에 대해서는 보도하지 않은 것을 보면, 비핵화 문제가 북한으로서는 매우 부담스러운 일임을 방증한다. 이런 사실은 역으로 이번 남북 합의에 대한 북한 정권의 의지가 그만큼 강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동시에, 미국과의 대화가 틀어질 경우 또다시 핵 대결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뜻한다고도 할 수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의 제안을 놓쳐서는 안 되는 이유다.

미국의 반응이 일단 긍정적인 것은 다행스럽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사단의 귀환 발표가 나온 뒤 ‘북한이 진지하다고 생각한다’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 내부의 혼선이 말끔히 정리되지 않은 점은 일말의 걱정을 남긴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특사단 발표 뒤 대북 성명을 내 ‘북한에 최대 압력을 가하는 데 전념하고 있으며 모든 옵션이 테이블 위에 있다’며 엇나가는 듯한 말을 했다. 이런 불일치가 향후 북-미 대화에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불확실성이 제거되지 않은 상태에서 워싱턴을 방문하는 특사단의 임무는 그 어느 때보다 막중하다. 우리 정부는 미국이 대화 테이블로 나오도록 설득하는 데 외교 역량을 모두 동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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