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겨울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의 막이 9일 오른다. 이번 대회는 49개국에서 570명이 참가하는 역대 최대 규모일 뿐 아니라 북한이 평창올림픽에 이어 겨울패럴림픽 사상 처음으로 참가한다. 특히 평창 올림픽 때의 국민적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입장권은 목표치의 128% 판매율을 달성했고 개회식 때 마스코트 ‘반다비’를 착용할 자원자 모집은 294 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선수뿐 아니라 적극적으로 나선 국민 모두에게 뜨거운 박수와 격려를 보낸다.
패럴림픽의 규모는 평창 올림픽보다 작지만, 감동은 그보다 훨씬 더할 것이다. 선천적 또는 후천적으로 장애를 얻었으나 이에 굴하지 않고 신체와 정신을 단련해온 참가 선수 한사람 한사람의 삶 자체가 한계를 스스로 극복해온 인간 승리의 표본이기 때문이다. 한국의 유일한 금메달 후보로 꼽히는 바이애슬론 남자 좌식부문의 신의현 선수는 대학 졸업을 코앞에 두고 교통사고로 두 다리를 잃었다. 절망 속에서 가족의 도움으로 재기에 나선 끝에 휠체어농구에 이어 겨울올림픽 종목까지 도전해 지난해 1월 장애인 노르딕스키 월드컵 금메달까지 거머쥐었다.
체르노빌 원전 사고로 심장이 하나이고 발가락이 6개인 기형아로 태어난 옥사나 마스터스는 우크라이나에서 보육원을 전전하다 미국으로 입양된 뒤 크로스컨트리 선수로 거듭났다. 아프간 전쟁에 참전했다 두 다리를 잃은 뒤 바이애슬론 선수로 변신한 미국의 앤드루 솔 역시 역경을 딛고 일어선 사례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모든 인간 승리의 주인공들에게 각별한 경의와 찬사를 보낸다.
평창올림픽에 이은 북한 선수단 참가의 의미는 두말할 나위가 없다. 북한은 이번에도 특별추천권을 받아 선수 2명 등 20명의 선수단을 꾸렸다. 한반도 평화를 이어가는 또 하나의 잔치로 기록되기를 빌어 마지않는다.
이희범 조직위원장은 8일 기자회견에서 “국민의 84%가 평창 올림픽이 성공적이었다고 답변했는데 패럴림픽은 100%가 성공이라고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차질없는 준비와 진행, 그리고 국민의 관심과 성원으로 다시 한번 성공적인 행사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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