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오피니언 사설

[한겨레 사설] 남북 화해 분위기에 찬물 끼얹는 보수 일각의 몽니

등록 2018-04-05 18:13수정 2018-04-05 18:54

북한 조선중앙TV는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지난 1일 동평양대극장에서 열린 남측 예술단 공연 '봄이 온다'를 관람한 영상을 2일 공개했다. 사진은 공연이 끝난 뒤 김 위원장이 예술단으로 참가한 걸그룹 '레드벨벳'과 악수하는 모습. 연합뉴스
북한 조선중앙TV는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지난 1일 동평양대극장에서 열린 남측 예술단 공연 '봄이 온다'를 관람한 영상을 2일 공개했다. 사진은 공연이 끝난 뒤 김 위원장이 예술단으로 참가한 걸그룹 '레드벨벳'과 악수하는 모습.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4·27 정상회담을 앞두고 5일 의전·경호·보도와 관련한 남북 실무회담이 열렸다. 정상회담이 판문점 남쪽 평화의집에서 열리는 만큼, 김 위원장이 어떤 방식으로 군사분계선을 넘느냐를 비롯한 주요 관심사가 논의된 것으로 보인다. 정상회담을 생중계하는지, 두 정상이 하루 동안 몇 차례 만날 것인지도 궁금한 대목이다. 김 위원장이 부부 동반으로 나타날지도 관심사다. 김 위원장 부부가 군사분계선을 함께 걸어서 넘고, 문재인 대통령 부부가 이들을 맞는다면 남북 화해에 이보다 더 좋은 상징은 없을 것이다. 정상회담은 하루 열리지만 합의해야 할 문제가 많기 때문에, 필요하다면 몇 번이라도 더 만나 최선의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한다.

바야흐로 ‘한반도의 봄’이 무르익고 있다. 남쪽 예술단의 평양 공연으로 남북 사이에 정서적 친밀감도 깊어졌다. 북쪽은 그 어느 때보다 따뜻하고도 적극적인 태도로 남쪽 예술단을 맞았다. 문화 교류가 얼었던 마음을 녹이고 냉전의 벽을 허무는 큰 힘이라는 것을 입증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정상회담을 앞두고 남북 화해 분위기가 퍼져 나가는 것이 못마땅한 듯 찬물 끼얹기에 여념이 없는 듯한 모습이 보인다. 남북 합동공연을 두고 자유한국당이 4일 낸 논평은 공당의 논평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품위가 떨어져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한반도의 봄이 온다고 난리지만, 아편으로 백일몽을 꿈꾸는 아편장수의 봄일 뿐”이라니, 논평이 아니라 저주에 가깝다. 한반도의 봄을 어떻게든 거꾸로 돌리려는, 시대착오적인 억지와 몽니만 느껴진다.

일부 보수언론이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의 사과 발언을 비난한 것도 어이없다. 김 부위원장이 방북 예술단 첫날 공연에서 남쪽 언론의 취재를 방해한 일에 대해 ‘사죄’한 것은 과거에는 볼 수 없었던 태도다. 그런데도 김 부위원장이 본인을 ‘남에서 천안함 폭침 주범이라고 한 김영철’이라고 소개한 것을 꼬투리로 잡아서 ‘천안함을 농락했다’고 비난하는 것은 지나치다.

남북정상회담은 우리의 안위가 걸린 역사적인 만남이다. 한반도 냉전구도를 극복하고 평화를 불러오는 일에는 좌와 우, 보수와 진보가 따로 있지 않다. 건전하고 대안 있는 비판이 아닌 발목잡기식 비난은 국민의 지지를 얻을 수 없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오피니언 많이 보는 기사

윤석열이 연 파시즘의 문, 어떻게 할 것인가? [신진욱의 시선] 1.

윤석열이 연 파시즘의 문, 어떻게 할 것인가? [신진욱의 시선]

“공부 많이 헌 것들이 도둑놈 되드라” [이광이 잡념잡상] 2.

“공부 많이 헌 것들이 도둑놈 되드라” [이광이 잡념잡상]

‘단전·단수 쪽지’는 이상민이 봤는데, 소방청장은 어떻게 알았나? 3.

‘단전·단수 쪽지’는 이상민이 봤는데, 소방청장은 어떻게 알았나?

극우 포퓰리즘이 몰려온다 [홍성수 칼럼] 4.

극우 포퓰리즘이 몰려온다 [홍성수 칼럼]

‘영혼의 눈’이 썩으면 뇌도 썩는다 5.

‘영혼의 눈’이 썩으면 뇌도 썩는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