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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사설] ‘갑질 파문’ 조현민·조현아, 경영에서 손떼야

등록 2018-04-13 16:24수정 2018-04-17 08:32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
한진 조양호 회장의 둘째딸인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가 광고회사 직원에게 폭력을 행사한 일에 대해 경찰이 내사에 착수했다. 조씨는 3월 말 대한항공 광고 제작을 맡은 업체와 회의하는 자리에서 자신의 질문에 제대로 답변하지 못하는 광고회사 직원에게 화를 내고 물을 뿌린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 쪽은 “회의 중 언성이 높아져 물이 든 컵을 회의실 바닥으로 던지면서 물이 튀었다”고 설명했다. 비난 여론이 들끓자 조씨는 페이스북에 사과의 글을 올렸는데, “광고에 대한 애착이 사람에 대한 배려와 존중을 넘어섰다”고 군말을 덧붙여 비난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조씨는 2014년 12월 이른바 ‘땅콩 회항’ 사건을 벌인 조현아 당시 대한항공 부사장의 동생이다. 언니가 검찰에 출석하던 날 그는 “반드시 복수하겠어”라는 문자를 언니에게 보낸 바 있다. 조씨의 오빠인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도 2005년 승용차를 몰다가 시비가 붙어 70대 할머니에게 폭언과 폭행을 퍼부은 일이 있으니, 난형난제란 말은 이럴 때 쓰라고 있는 것이겠다.

재벌가 자식이라고 기본적 인격도 갖추지 못한 이를 젊은 나이에 회사 임원에 앉힌 조양호 회장의 잘못이 크다. 조현민씨는 2007년 회사에 입사한 지 불과 3년 만에 정석기업 등의 등기이사가 되었고, 그 뒤 곧 계열사 대표를 맡았다. 이번 일이 터지자, 그가 과거에 한 부적절한 행동을 고발하는 목소리가 쏟아져나오고 있다. 하지만 전례로 보면, 얼마 지나지 않아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땅콩 회항’의 조현아씨도 지난달 말 한진칼 자회사인 칼호텔네트워크 사장으로 경영에 복귀했다.

조양호 회장은 이런 일을 중단해야 한다. 임원 자격을 갖추지 못한 자식들이 경영에서 손을 떼게 해야 한다. 황당한 일을 벌이든 말든 내 자식이니 경영을 맡기겠다는 태도는 세상을 조롱하는 게 아니고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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