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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한겨레 사설] ‘정상 간 핫라인’ 개통, 남북 신뢰의 주춧돌로

등록 2018-04-20 18:03수정 2018-04-20 19:10

남북 정상 간 직통전화(핫라인)가 20일 개통됐다. 송인배 청와대 제1부속실장과 북쪽 담당자 사이에 실무통화도 이뤄졌다. 지난달 5일 정의용 특사단 방북 때 남북이 합의한 뒤 40여일 만이다. 정상 간 핫라인 개통은 한반도 긴장 완화와 남북 우발 충돌 방지라는 실질적 의미에 더해, 정상회담을 앞두고 남과 북이 신뢰 구축을 향해 더욱 가까이 다가섰다는 상징적 의미가 크다. 대결과 불통을 밀어내고 대화와 협력이 남북관계의 중심에 들어섰음을 알리는 뜻깊은 사건이다.

남북 핫라인은 2000년 6·15정상회담 당시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합의해 남쪽의 국가정보원과 북쪽의 통일전선부 사이에 개통됐다. 이 핫라인은 노무현 정부 때까지 유지됐으나 2008년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뒤 대북 강경 정책으로 끊기고 말았다. 이번에 개설된 핫라인은 과거와 달리 청와대의 대통령 집무실 책상과 북한 국무위원회 사이에 설치됐다. 남북 정상이 집무를 보는 공간에 설치된 최초의 정상 간 핫라인인 셈이다. 남북 최고지도자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그 자리에서 직접 통화를 할 수 있게 됐다는 뜻이다.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절에는 남북 정상이 직접 통화한 바가 없지만, 이번에는 두 정상이 27일 정상회담 전에 서로 통화하기로 약속을 해둔 터다. 두 지도자가 상봉 전에 먼저 육성으로 만나게 됐으니 그 의미가 각별하다.

정상 간 핫라인 개설에 앞서 남북은 2016년 2월 개성공단 폐쇄 직후 끊겼던 판문점 연락채널과 서해·동해 군통신선을 지난 1월 남북 화해 무드 조성과 함께 모두 복구했다. 국가정보원과 통일전선부 사이 핫라인도 평창겨울올림픽 때 북한 대표단이 방남하면서 다시 가동됐다. 여기에 더해 정상 간 핫라인이 설치됨으로써 실무선에서 정상급까지 남북 연락채널이 모두 갖추어졌다.

한반도를 둘러싼 분위기는 급속히 바뀌어 몇달 전까지만 해도 상상하기 어려웠던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남북의 종전 논의를 축복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혔고, 문재인 대통령도 남북정상회담이 성과를 낼 것이라는 기대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이런 분위기에서 핫라인을 통해 두 정상이 어떤 대화를 나눌지 이목이 쏠린다. 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따뜻한 인사말만이라도 주고받는다면, 정상회담 분위기를 더욱 밝게 만들 것이다. 정상 간 핫라인 개설이 남북이 서로 존중하고 교감하는 화해와 소통의 신호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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