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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한겨레 사설] 한반도 대전환 시기 ‘중국 역할론’ 고려해야

등록 2018-05-03 17:58수정 2018-05-03 19:17

악수하는 왕이-리용호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왼쪽)이 2일 평양 만수대 의사당에서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 만났다고 조선중앙통신이 3일 보도했다. 2018.5.3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photo@yna.co.kr/2018-05-03 06:57:09/ <저작권자 ⓒ 1980-2018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악수하는 왕이-리용호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왼쪽)이 2일 평양 만수대 의사당에서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 만났다고 조선중앙통신이 3일 보도했다. 2018.5.3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photo@yna.co.kr/2018-05-03 06:57:09/ <저작권자 ⓒ 1980-2018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2일부터 이틀 동안 북한을 방문했다. 판문점 남북정상회담과 다가온 북-미 정상회담으로 펼쳐지고 있는 한반도 대전환의 국면에 중국이 적극적 대응을 하겠다는 뜻이 담긴 행보로 이해된다. 이 전환의 시기에 중국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한 채 소외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깔려 있는 것으로도 보인다.

왕이 부장 방북에서 눈여겨보아야 할 것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과정에서 ‘중국의 역할’을 강조한 대목이다. 북-중 관계는 지난 3월 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베이징 방문으로 과거의 서먹함을 털어버리고 완전히 정상화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지난 한 달 사이 한반도 정세가 워낙 급속히 바뀌다 보니 중국으로서는 다시 한 번 북-중 관계를 다잡을 필요가 있었을 것이다. 북한도 중국이라는 뒷배가 받쳐줄 때 더 운신의 폭이 넓어진다는 점을 고려했을 것이다.

왕이 부장 방북은 특히 남북 정상이 ‘판문점 선언’을 통해 밝힌 한반도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체결 문제에서 중국이 나름의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가 깃든 것으로 이해할 만하다. 사실 종전선언 문제는 전쟁을 끝내고 적대관계를 해소한다는 정치적 선언인 만큼 남·북·미 3자만으로도 충분하다고 할 수 있다. 중국은 한국·미국과 수교해 적대관계를 일찍이 청산했기 때문에 종전선언에 반드시 함께할 필요는 없다. 반면에 평화협정 체결은 종전 이후 새 체제를 구축하는 문제인 만큼 교전 당사국인 남·북·미·중이 모두 참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종전선언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중국이 혹시라도 소외감을 느낄 수 있다면 불필요한 오해를 쌓으면서까지 문을 닫아둘 이유는 없다. 정부가 오는 9일 한-중-일 정상회의에서 판문점 선언 지지 특별성명 채택을 추진한다고 하는데, 이 회의를 활용하는 방안도 있을 것이다. 판문점 선언에는 남북 정상이 ‘한반도에 더는 전쟁이 없을 것이라고 천명했다’는 내용이 있다. 사실상 남북 간 종전선언인 셈이다. 한·중·일 3국 특별성명이 이 선언을 지지하는 내용을 담는다면, 그것만으로도 중국이 종전선언에 참여하는 형식은 갖춰진다고 할 수 있다.

북-미 정상회담이 다가오면서 미국의 기대치도 높아지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취임식에서 “우리는 한반도 역사의 진로를 바꿀 전례없는 기회를 잡았다”며 회담 성공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 3명의 송환이 임박했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북-미 관계가 과거에는 상상할 수도 없었을 정도로 급격히 변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이 대전환의 국면에서 우리 정부는 한반도 주변국들이 소외감을 느끼지 않고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외교 역량을 발휘해야 한다. 관련국들이 모두 ‘윈윈’하는 균형점을 마련해야만 우리의 행동 공간도 넓어지고 남북 관계도 속도감 있게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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