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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한겨레 사설] 여야, 감정적 대치 풀고 정국 해법 찾아야

등록 2018-05-04 20:00수정 2018-05-04 20:06

‘조건 없는 특검 수용’을 요구하며 3일 국회 본관 앞에서 무기한 단식농성을 시작한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를 홍준표 대표가 격려하고 있다. 정유경 기자
‘조건 없는 특검 수용’을 요구하며 3일 국회 본관 앞에서 무기한 단식농성을 시작한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를 홍준표 대표가 격려하고 있다. 정유경 기자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에 대한 특검 문제로 국회가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 4일 여야 교섭단체 대표들이 만났지만 타협안 마련에 실패했다. 지난달 2일부터 계속된 국회 파행이 33일째 이어지고 있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조건 없는 특검 수용’을 요구하며 단식농성에 돌입했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막가파식 정치파업’에 양보는 없다고 맞서면서 국민의 시름만 키우는 모습이다.

단식 이틀째인 김성태 원내대표는 이날 “특검은 그 무엇과도 타협할 수 없다”고 밝혔다. 경찰의 부실 수사를 고려할 때, 제1야당이 특검을 요구할 수는 있다. 하지만 단식농성과 ‘타협 불가’ 선언은 과도한 측면이 있다. 자유한국당은 이미 국회 본관 앞에서 천막농성을 진행 중이다. 드루킹 특검에 가로막혀 4월 임시국회는 회의 한번 열지 못하고 끝났다. 그래 놓고 다시 자유한국당은 5월 임시국회를 소집했다. 지금처럼 단식과 대치를 계속할 경우 5월 국회에서도 추가경정예산안 처리는 고사하고, 6·13 지방선거 출마자 의원직 사퇴안 처리도 어렵다. 오는 29일이면 상반기 국회의장단 임기도 끝난다. 이런 현실에 눈감은 채 제1야당 원내대표가 감정적 대처로 일관하는 건 안타깝다. 여당과 협상해 절충점을 찾아야 할 당사자가 단식농성을 하는 게 국민 눈에 곱게 비칠 리 없다. 국회에 대한 불신만 키우는 패착이 될 수 있다. 김 원내대표는 단식농성장에 관찰카메라를 설치하자는 국민청원까지 등장한 것을 엄중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민주당의 대응도 그리 바람직하지 않다. 우원식 원내대표는 이날 “협상 당사자인 (야당) 원내대표가 단식투쟁까지 선언한 마당에 더 이상 협상 제안이 의미 없다”고 선언했다. 김경수 의원은 이날 경찰에 출석하면서 ‘특검보다 더한 조사에도 당당히 임하겠다’고 거듭 밝혔다. 당사자가 특검을 못 할 이유가 없다는데, 여당이 모든 국회 일정을 중단하며 특검을 거부하는 게 무슨 실효성이 있는지도 의문이다. 민주당에선 ‘판문점 선언’ 비준 동의를 전제로 드루킹 특검 수용을 제안했는데 자유한국당이 거부했다고 볼멘소리를 한다. 하지만 판문점 선언 비준 동의를 특검과 연계해 정쟁 수단으로 전락시키고, 역사적 의미만 퇴색시키는 우를 범해선 안 된다.

정치는 타협과 양보의 예술이다. 국회는 일을 해야 한다. 시급한 현안도 많다. 감정적 대치를 풀고 한발씩 물러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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