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7~8일 중국 다롄을 방문해 시진핑 중국 주석과 회담했다. 지난 3월말 방중 이후 40여일 만에 이루어진 전격적인 정상회담이다. 김정은-시진핑의 만남은 북-미 정상회담을 앞둔 시점에 이루어진 것이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김 위원장이 두 달도 안 돼 다시 중국을 방문한 것은 지난달 27일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결과를 시 주석과 직접 공유하고 다가오는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중 관계를 다잡을 필요가 있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특히 4·27 남북정상회담에서 채택한 ‘판문점 선언’에서 한반도 종전선언에 남·북·미 3자가 참여하기로 한 데 대해 중국 쪽이 서운해하고 있다는 말이 흘러나온 터라 북-중 사이 오해를 깨끗이 씻어낼 필요성을 느꼈다고 볼 여지도 있다.
또 북-미 정상회담이 조만간 열릴 예정인 만큼, 북한으로서는 중국이라는 정치적 뒷배를 든든히 할 필요가 있었을 것이다. 최근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 쪽에서 북한에 대한 요구를 높이고 있는 것이 북-중 정상회담 개최 필요성을 높였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북-중 정상회담을 꼭 북-미 관계의 이상기류와 관련지을 일은 아니라고 볼 여지도 있다. 오는 22일 한-미 정상이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정상회담을 하는 것처럼 북한으로서도 전통적 우방인 중국과 정상회담을 통해 지지를 확보함으로써 북-미 정상회담에 더 여유 있게 나설 수 있다는 판단을 했으리라고 추측해볼 수 있다. 이와 관련해 북-중 정상회담 사실이 알려진 직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 주석과 전화통화를 하기로 한 사실을 트위터로 알리면서 “신뢰가 구축되고 있는 북한이 주요 의제가 될 것”이라고 한 데 이어,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미국인 3명의 석방을 위해 재방북에 나섰다는 보도도 나왔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북-미 대화가 심각한 이상기류에 휩쓸리고 있다고 볼 일은 아닌 셈이다.
9일 도쿄에서 열리는 한·중·일 정상회의에서는 남북정상회담에서 채택된 ‘판문점 선언’에 대한 지지 특별성명이 채택될 예정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리커창 중국 총리와 만나는 만큼, 북-중 정상회담 내용을 상세히 들을 수 있을 것이다. 뜻밖에 열린 북-중 정상회담이 북-미 정상회담에 관한 일각의 우려를 잠재우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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