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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한겨레 사설] “뉴스 편집 손 뗀다”는 네이버 방침, 바람직하다

등록 2018-05-09 17:53

한성숙 네이버 대표이사가 9일 오전 서울 강남구 '네이버 파트너스퀘어'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있다.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한성숙 네이버 대표이사가 9일 오전 서울 강남구 '네이버 파트너스퀘어'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있다.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네이버가 9일 ‘뉴스와 댓글 서비스 개편 방안’을 발표했다. 올해 하반기부터 모바일 첫 화면에서 뉴스와 실시간 검색어를 없애기로 했다. 기사 댓글 허용과 정렬 방식도 언론사에 맡기기로 했다. 네이버가 2009년 모바일 웹 버전을 출시한 이래 가장 큰 개편이다. 자의적인 뉴스 편집과 무책임한 댓글 정책에 대한 비판 여론이 들끓자 결국 대대적인 개편 방안을 내놓은 것이다. 환영할 만한 일이다. 지난달 25일 내놓은 1차 대책은 미봉책이라는 호된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이번 대책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모바일 첫 화면에서 뉴스를 빼고, 검색 중심의 화면으로 개편하기로 한 부분이다. 사실상 뉴스 편집에서 손을 떼기로 한 것이다. 네이버는 언론사가 아니면서도 언론 이상의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책임은 지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를 첫 화면에서 제외하기로 한 것도 바람직한 결정이다. 실시간 검색어는 뉴스 가치를 흥미와 선정성 위주로 왜곡하고 같은 내용의 기사를 베껴서 반복적으로 생산하는 ‘어뷰징’을 부추기는 등 큰 폐해를 낳고 있다. 네이버 역시 이런 부작용을 알면서도 트래픽 유발이라는 장삿속 때문에 그동안 폐지 여론을 외면해왔다.

모바일 첫 화면에서 뉴스를 완전히 빼는 대신 언론사가 직접 편집하는 ‘뉴스판’을 도입하기로 한 것도 전향적인 조처다. 뉴스판은 첫 화면을 옆으로 밀면 나오는 두번째 화면에 두기로 했다. 이와 함께 개인 관심사에 바탕을 둔 뉴스 추천 서비스인 ‘뉴스피드판’도 만들기로 했다. 이번 개편의 직접적 계기가 된 댓글 정책은 각 언론사가 직접 결정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댓글에 쏠린 과도한 관심이 어느 정도 분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대책이 진일보한 것이긴 해도 만만치 않은 숙제가 남는다. 편집권을 갖게 된 언론사 쪽에서 트래픽을 늘리기 위해 선정적인 기사들을 쏟아낼 수 있다. 네이버가 앞으로 마련할 ‘광고·낚시성 기사 등 규제 가이드라인’에 세밀한 대책을 담아야 할 것이다. 기사 클릭 때 해당 언론사 홈페이지로 연결되는 ‘아웃링크’ 방식 도입을 추후 검토 과제로 유보한 것도 논란을 부를 수 있다. 정치권은 아웃링크를 의무화하는 법 개정안을 발의해 놓은 상태다. 강제로 추진되기보다는 네이버와 이해 당사자들 간의 협의를 통해 해법을 찾는 게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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