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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한겨레 사설] 이스라엘의 ‘팔’ 민간인 무차별 살상에 분노한다

등록 2018-05-15 16:43수정 2018-05-15 22:31

미국이 이스라엘 주재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옮긴 14일(현지시각)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시위대에 총격을 가해 최소 60명이 죽고 3000명 가까이 다쳤다. 2014년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집중 폭격 이후 가장 많은 사상자가 났다. 사망자 중에는 어린이도 8명이나 포함됐다. 대다수 비무장 상태인 팔레스타인 민간인들을 향해 무차별 발포를 한 이스라엘의 야만적인 진압에 분노한다. 이스라엘군은 최루탄이나 고무탄이 진압 효과가 낮다며 치명적인 실탄을 썼다니 공공연한 학살행위가 따로 없다. 그런데도 미국은 이스라엘의 ‘방어행위’를 두둔하고 유엔 안보리의 비판 성명 채택도 막았다. 비무장 시위대에 공격용 살상무기를 사용하는 것이 정말로 정당한 방어라고 생각하는지 미국에 묻지 않을 수 없다.

지난 14일 가자 지구 북부 자발리야 동쪽 이스라엘 접경에서 부상한 시위대를 팔레스타인 의료진이 이송하고 있다. 이날 최소 60명이 사망하고 3000명 가까이 다쳤다. 사진 EPA/연합뉴스
지난 14일 가자 지구 북부 자발리야 동쪽 이스라엘 접경에서 부상한 시위대를 팔레스타인 의료진이 이송하고 있다. 이날 최소 60명이 사망하고 3000명 가까이 다쳤다. 사진 EPA/연합뉴스
비극의 땅 팔레스타인에서 또다시 이런 참극이 벌어진 것은 일차적으로 미국의 잘못된 정책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하고 미국 대사관을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이전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은 예루살렘을 국제사회가 관리한다는 유엔 결의를 위반하는 것이었으나, 미국은 국제사회의 경고에 아랑곳하지 않고 끝내 대사관을 옮김으로써 팔레스타인이라는 화약고에 불씨를 던졌다.

팔레스타인은 이스라엘이 강제로 점령한 동예루살렘 지역이 자기 땅이라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장차 팔레스타인이 독립국가가 되면 이곳을 수도로 삼겠다는 뜻도 확고하다. 이 때문에 국제사회는 예루살렘을 미래에 수립될 두 국가의 공동수도로 허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미국이 국제사회의 이런 결의를 일방적으로 깨뜨린 것이 이번 유혈 사태의 원인을 제공한 것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이스라엘에 편중된 미국의 정책이 계속되는 한 팔레스타인의 저항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해법은 지금이라도 미국이 이번 조처가 잘못된 것임을 인정하고 예루살렘의 대사관을 본래 자리로 되돌리는 것이다. ‘예루살렘의 지위와 민주적 체계를 바꾸려는 어떤 결정이나 행동도 법적인 효력이 없다’고 한 이번 안보리 성명 초안은 사태의 핵심을 가리킨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국제사회의 비판을 겸허히 수용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평화롭게 공존할 길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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