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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북한의 미군 유해 송환, 종전선언 디딤돌 되길

등록 2018-07-27 18:41수정 2018-07-27 19:25

한국전쟁 정전협정 체결 65주년인 27일, 전쟁 당시 북한 지역에서 전사 또는 실종된 미군 유해를 싣고 북한 원산 갈마비행장을 출발한 미군 수송기가 오산 미 공군기지에 도착, 한미 의장대가 운구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한국전쟁 정전협정 체결 65주년인 27일, 전쟁 당시 북한 지역에서 전사 또는 실종된 미군 유해를 싣고 북한 원산 갈마비행장을 출발한 미군 수송기가 오산 미 공군기지에 도착, 한미 의장대가 운구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정전협정 65돌인 27일 북한이 한국전쟁 당시 숨진 미군 유해를 송환했다. 이날 오전 미군 수송기가 북한 원산에 들어가 미군 유해 55구를 싣고 경기 평택 오산 공군기지로 돌아왔다. 2007년 이래 11년 만의 미군 유해 송환이다. 6·12 북-미 정상회담 합의사항인 유해 송환이 이뤄지면서 교착 상태에 빠진 북-미 협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북한이 미군 유해를 송환한 것은 최근 동창리 위성발사장의 일부 시설 해체와 함께 6·12 공동성명 이행을 본격화하는 행보로 읽힌다. 북-미 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은 공동성명 4항에 미군 유해 송환을 명시했다. 유해 송환은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의 본안은 아니지만, 북한이 성의있는 조처를 함으로써 신뢰구축을 통한 분위기 개선에는 상당히 좋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정전협정일에 맞춰 미군 유해를 송환한 것은 최근 거듭 요구하고 있는 종전선언의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3차 방북 직후인 지난 7일 북한 외무성은 종전선언을 외면하는 미국에 불만을 표출한 바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정전협정일을 맞아 한국전쟁 중 전사한 마오쩌둥 장남의 묘를 찾은 것은 중국까지를 포함한 종전선언에 무게를 둔 행보로 읽힌다.

백악관은 북한의 미군 유해 송환을 환영하는 성명을 냈지만, 미국이 이를 계기로 곧바로 북-미 관계에 어떤 변화를 줄 것 같지는 않다. 미국은 최근 이례적으로 대북제재 준수를 강조하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이 25일 대북 주무부처 장관인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통화한 것이나, 26일 마크 램버트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 대행이 서울에서 남북경협 관계자들을 만난 것은 모두 우리 정부의 대북관계 개선 움직임에 제동을 걸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협상이 지지부진하자 미국이 채찍을 드는 모양새인 셈이다.

최근 북-미 간 기류는 제대로 된 협상은 못하면서 서로 엇박자만 내는 형국이다. 폼페이오 방북 이후 북한이 강경 목소리를 내다가 최근 유화적 태도를 보이고 있고, 미국은 북한 반발에 자극받아 북한을 옥죄는 행보를 하고 있다. 북한이 동창리 시설 일부를 자진 해체하고 미군 유해를 송환했지만, 실질 협상을 통해 나온 조처들이 아니다. 미국 역시 종전선언 문제 등에서 전향적 태도를 보이지 않고 제재 고수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

북-미가 지금의 교착 국면을 타개하려면 진지한 자세로 실질 협상을 벌여야 한다. 무엇보다 공식·비공식 협상 테이블을 최대한 원활히 가동해야 한다. 북한은 협상의 진전을 위해 상호 확인 가능한 비핵화 조처들을 내놓고, 미국도 안전보장에 대한 북한의 요구를 성의있게 경청해야 한다. 그렇게 한걸음씩 앞으로 나아감으로써 65년간이나 지속된 한반도의 정전 상태에 마침표를 찍는 종전선언을 하루빨리 이끌어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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