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이정미 대표와 당직자들이 지난 30일 노회찬 의원의 안타까운 죽음에 애도의 뜻을 보내준 국민께 머리 숙여 감사인사를 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정의당이 지지율 15%를 기록하며, 11%에 그친 제1야당 자유한국당을 제치고 정당 지지율 2위에 올랐다. 한국갤럽이 3일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다. 노회찬 의원의 죽음으로 의석이 5석으로 줄었지만, 정의당 지지율은 지난주보다 4%포인트나 상승해, 112석의 거대 야당을 앞질렀다. 2012년 10월 창당 이래 최고치일 뿐 아니라, 노회찬 의원이 비례대표 8번으로 원내에 진입한 2004년 17대 총선 당시의 민주노동당 정당비례 득표율 13.03%도 뛰어넘는 수치다. 진보정당 역사에 새 기록을 썼다고 할 만하다.
창당 직후 1%였던 정의당 지지율은 꾸준히 상승해, 지난 6·13 지방선거를 거치며 두 자릿수대에 진입했다. 노회찬 의원 죽음 이후 약자를 대변해온 그의 정치역정과, 거대 정당에 유리한 정치자금법에 따른 진보정당의 어려움 등이 집중 조명되면서 자유한국당까지 제친 것으로 보인다. ‘저를 벌하여주시고, 정의당은 계속 아껴달라’는 노 의원의 마지막 호소에 국민이 답한 셈이다.
이제 정의당이 국민에게 답을 할 차례다. 진보정당으로 더욱 책임있는 자세와 헌신이 필요하다. 거대 정당의 틈바구니에서 한계가 있을 것이다. 국회 의석 1석이 줄어들어 민주평화당과 구성한 진보정당 최초의 원내 교섭단체가 해체되면서 입법 추진 등에 어려움이 커질 수도 있다. 하지만 진보정당에 언제 어렵지 않은 시기가 있었겠는가. 군소정당 설움에 굴하지 않고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이나 이자제한법 등의 입법을 추진하고, 의원 전용 엘리베이터 폐지와 친환경 무상급식 등 약자와 미래 세대를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은 게 오늘의 정의당을 만든 것이다.
지지율 15%를 ‘약자를 위해 더 힘써달라’는 채찍질로 받아들이길 바란다. 국회의원 특활비 폐지, 선거제도·정치자금법 개혁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그것이 진보정당으로서 정의당의 존재 의미를 분명하게 각인시키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