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오른 쪽 두번째)이 20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수석ㆍ보좌관 회의를 열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청와대와 행정부 경제팀에 쏠리는 눈길이 사납다. 경제 성적표가 나빠서만은 아니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과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만남 뒤 따라 나오곤 하는 갈등의 불협화음이 피로감을 높인다.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청와대와 정부 경제팀의 완벽한 팀워크”를 강조한 것은 이런 분위기를 반영한다.
대통령의 ‘팀워크’ 주문을 불러온 실마리는 전날 당정청 회의에서 나온 장 실장과 김 부총리의 엇갈린 말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고용상황이 개선될 것”(장 실장)이라는 것과, “경제정책의 수정을 검토하겠다”(김 부총리)는 말 사이의 틈이 작지 않은 것으로 비친다. 개혁그룹과 관료집단을 각각 대표하는 장 실장과 김 부총리는 앞서 최저임금을 비롯한 주요 정책 사안을 놓고 여러번 부딪쳤다. 서로 주도권 다툼을 하는 것처럼 비치기도 했다. 경제는 어려운데 두 사람의 갈등설까지 불거지니 국민들 눈엔 딱해 보인다.
우선, 김동연 부총리의 부적절한 언행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김 부총리는 현 정부 경제정책의 줄기에 해당하는 소득주도 성장론에 충돌하는 것처럼 비치는 발언을 여러번 했다. 19일 당정청 회의에서 한 발언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려웠던 게, 청와대 쪽의 발언과 뚜렷하게 대비됐기 때문이다. 관료 생활을 오래 해온 김 부총리가 그 의미를 몰랐다고 믿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현 정부 정책 기조와 상반되는 것으로 비칠 메시지를 반복적으로 내보낸다면 다른 ‘의도’를 띤 것이란 의심을 받고, 정책의 동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청와대 장 실장의 책임도 작지 않다. 정무적 판단의 미숙함으로 보일 언행이 불거지는 때가 잦다는 점에서다. 고용 상황이 극도로 나빠졌음을 보여주는 지표가 발표되고 서민들의 경제난이 이어지는 와중에 “고용 개선을 확신한다”거나 “정부를 믿고 조금만 기다려달라”는 식의 발언으론 국민의 신뢰를 얻기 힘들다. 청와대 정책실장으로서 경제정책의 명확한 ‘방향’을 잡고 경제팀 전체를 조율해간다는 믿음을 주지 못하고 있는 것은 더욱 큰 문제다.
대통령이 직접 ‘팀워크’를 강조하는 상황에 온 것 자체가 두 사람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엄중하다. 경제팀은 더이상의 불협화음을 만들지 말고, 오직 정책의 성과를 가시적으로 내는 데 모든 걸 걸어야 할 때다.